노쇠한 영감을 되살린 정력의 비밀
노쇠한 영감을 되살린 정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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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 멘트
"죽을 날만 기다리던 칠순의 박 영감, 험한 산속에서 마주친 도인에게 신비한 '회춘 비법'을 얻게 되다?! "아니, 이게 정녕 내 몸이란 말이냐!" 하룻밤 만에 이십 대 청년의 끓어오르는 기력을 되찾은 영감님! 주체할 수 없는 정력에 급기야 손녀뻘인 젊은 처자를 첩으로 들이게 되는데… "매일 밤, 이곳이 바로 천당 이로세!" 과연 박 영감의 19금 회춘 비법은 무엇일까? 재산을 노리는 아들들의 섬뜩한 음모 속에서 펼쳐지는, 영감님의 뜨겁고도 놀라운 노년 로맨스!"
씬 1
충청북도 단양 땅. 그곳에는 으리으리한 기와집을 짓고 사는 박 부자라 불리는 영감이 살고 있었지. 그래, 바로 나 박 영감의 이야기라네. 젊었을 적의 나는 그 꼿꼿한 기개가 하늘을 찌를 듯했고, 화려한 풍류를 즐기기로는 팔도 바닥에서 으뜸가는 사내였지. 하지만 야속한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는 법. 칠순을 훌쩍 넘긴 지금의 내 꼴은 참으로 비참하기 짝이 없었네.
거울을 보면 생기 잃은 얼굴에는 거뭇거뭇한 검버섯이 흉하게 피어 있었고, 꼿꼿하던 등은 이미 반쯤 굽어버려 나무 지팡이 하나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댓돌을 내려와 한 걸음 떼기조차 버거운 처지였지. 밤이 찾아오면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마른기침이 그치질 않아 밤잠을 설치기가 일쑤였고, 사내로서의 자존심이었던 아랫도리는 이미 오래전에 그 기능을 완전히 잃어버렸어. 젊은 시절 내 뜨거운 품을 거쳐 갔던 그 수많은 여인들의 이름조차 이제는 가물가물할 지경이었으니, 내 화려했던 인생도 참으로 허무하게 저물어가고 있었던 게지.
물론, 재산만큼은 여전히 차고 넘쳤다네. 단양의 비옥한 논밭은 내 땅을 밟지 않고는 지나갈 수 없을 정도였고, 큰 창고에는 다 먹지 못한 쌀가마니가 썩어 문드러질 지경이었으며, 안방 깊숙한 장롱 속에는 눈이 부실 정도로 금은보화가 그득했지. 하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는가? 당장 내일 숨이 넘어가 눈을 감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이 늙고 병든 몸뚱이 앞에서, 그 엄청난 재물들은 그저 빛 좋은 개살구요, 먹을 수 없는 그림의 떡일 뿐이었네.
내 곁을 지켜주던 조강지처는 이미 십 년 전에 세상을 떠나 흙으로 돌아갔고, 그 슬하에서 낳은 아들 둘은 어엿하게 장성했지만 다 제 살림 챙기기에만 바빴지. 이 배은망덕한 놈들은 늙은 아비의 재산에는 침을 흘리며 눈독을 들이면서도, 정작 뼈가 시리도록 외로운 아비의 마음이나 깊어가는 병환에는 털끝만 한 관심도 없었어.
"아버님, 밤새 기침이 심하신 듯하니 그저 몸조리나 잘 하십시오."
아침나절에 힐끗 얼굴 한 번 비추고 형식적인 문안 인사 한번 남기고 재빨리 사라지는 것이 그놈들이 하는 효도의 전부였지. 나는 홀로 휑하고 넓은 사랑채에 우두커니 누워, 창밖으로 보이는 앙상한 감나무 가지만 바라보며 길고 긴 한숨만 내쉬었네.
'덧없다… 참으로 덧없어. 피 끓고 젊었을 적, 그 좋았던 시절은 바람처럼 다 어디로 가버리고, 이제 내게 남은 것은 이 바싹 마른 껍데기뿐이로구나.'
지나간 젊은 날들이 사무치게 후회되었지. 내 몸을 조금 더 아끼고 사랑할 것을, 세상의 좋은 것들을 조금 더 쾌락 있게 즐기고 누리며 살아볼 것을… 이제 와서 가슴을 치며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서늘한 죽음의 그림자는 이미 내 턱밑까지 바짝 다가와 내 헐떡이는 숨통을 조이고 있었네.
"에잇, 가슴이 답답하여 도저히 숨을 쉴 수가 없구나! 여봐라, 밖에 누구 없느냐! 바람이나 좀 쐬러 나가야겠다!"
나는 밖을 지키던 하인의 부축을 받아 겨우겨우 무거운 몸을 일으켜 세웠네.
"영감마님, 이 추운 날씨에 어디를 가시려 하십니까요. 찬 바람 맞으시면 옥체 상하시옵니다." "쓸데없는 잔소리 말고 뒷산이나 오를 참이니 앞장서거라.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내 땅, 내 산천이나 한번 굽어보아야겠다."
하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는 고집을 꺾지 않았지. 느릿느릿, 지팡이를 짚으며 험한 뒷산으로 향했네. 마른 낙엽이 바스락거리며 구르는 작은 소리에도 심장이 뛰고 숨이 턱턱 찼으며, 앙상한 무릎은 금방이라도 꺾일 듯 시큰거렸지.
'내 인생도 결국 저 바싹 마른 낙엽처럼 이리 바닥을 뒹굴다 다 져버리는구나…'
밀려오는 지독한 허무함과 서글픔이 거대한 파도처럼 내 마음에 몰아치며 늙은 두 눈을 붉게 적셨네.
씬 2
단양의 험한 뒷산 길. 지팡이에 의지해 중턱쯤 올랐을 무렵이었나.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가슴이 찢어질 듯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 나는 결국 다리에 힘이 풀려 커다란 바위 위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네.
"헥… 헥… 이제 다리 힘도 다 빠져버렸구나. 이 산을 가뿐히 오르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마에 흐르는 차가운 식은땀을 닦아내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던 그때였네. 어디선가 맑고 청아한 피리 소리가 바람을 타고 내 귓가를 부드럽게 간지럽혔지.
'이 깊고 인적 드문 산중에 웬 피리 소리람? 짐승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곳이거늘…'
의아한 마음에 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렸네. 그리고 내 두 눈을 의심했지. 저만치 기암괴석 사이로 쏟아지는 폭포수 아래, 평평한 너럭바위 위에 눈처럼 하얀 도포를 입은 노인 하나가 홀로 앉아 피리를 불고 있는 것이 아니겠나. 노인은 머리카락과 길게 자란 수염이 마치 첫눈처럼 새하얗게 덮여 있었으나, 이상하게도 그의 얼굴은 갓 태어난 어린아이처럼 티 없이 맑고 붉은 홍조가 감돌고 있었어. 도무지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기이한 모습이었지. 어릴 적 옛이야기에서나 듣던 신선(神仙)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꼭 저런 모습일까 싶었네.
"뉘… 뉘신데 이런 깊고 험한 산중에서 홀로 피리를 불고 계시오…"
나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힘겹게 노인에게 말을 건넸지. 노인은 천천히 입에서 피리를 내려놓더니, 나를 향해 빙그레 인자한 웃음을 지어 보였네.
"갈 자가 마침내 올 것을 알고, 내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었소이다." "예…? 저를… 저를 아신단 말씀이십니까?" "어찌 모르겠소. 단양 땅에서 제일가는 부자, 박 영감 아니시오. 허나 그 창고에 썩어나는 많은 재산들을 다 짊어지고 저승 황천길을 갈 수는 없을 터인데… 어찌 이리 이승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아픈 몸을 이끌고 산을 오르시오."
나는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깜짝 놀랐네.
'이 노인이 내 속을, 내 비참한 처지를 훤히 꿰뚫어 보고 있구나!'
나도 모르게 들고 있던 지팡이를 내팽개치고 그 신비한 노인 앞에 털썩 무릎을 꿇고 말았지.
"도… 도인 어른! 소인,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뼛속 깊이 직감하고 있사옵니다. 허나… 허나 너무나 억울하고 원통하여 이대로는 눈을 감을 수가 없사옵니다! 평생 피땀 흘려 모은 이 엄청난 재산들, 한번 제대로 써보며 계집도 안아보지 못하고… 눈부셨던 젊음은 야속한 세월 속에 다 흘려보내고, 이제 와서 이 썩은 몸뚱이만 남아버렸으니…!"
칠순이 넘은 노인네가 체면과 부끄러움도 잊은 채, 어린아이처럼 땅을 치며 엉엉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네. 한 맺힌 내 울음소리가 산골짜기를 메웠지. 노인은 그런 나를 가만히, 아주 애처로운 눈빛으로 내려다보다가 자신의 품속에서 마른 흙이 묻은 작은 약초 뿌리 하나를 꺼내어 내밀었어.
"이것이 무엇인지 아시오?" "그저… 산에서 흔히 캐는 평범한 더덕 뿌리 같은데…" "허허, 필부가 모르는 소리를 하는구려. 이것은 천 년의 기운을 머금고 묵은 '만년(萬年) 더덕'이라는 신물(神物)이오. 하늘이 친히 점지해 준 사람만이 캐낼 수 있는, 아주 신비하고 귀한 약초지." "만년 더덕이라니요…? 그것이 대체 무엇이관대…" "이 약초를 달여 그 물을 마시면, 숨이 넘어가는 백 살 노인이라도 이십 대 스무 살 청년의 펄펄 끓는 기력을 단숨에 되찾고, 하룻밤에 아홉 번을 쉼 없이 사정(射精)해도 결코 지치지 않는 무쇠 같은 사내가 된다 하오."
"…! 그… 그런 신비한 명약이 있단 말씀이십니까!"
그 말을 듣는 순간, 흐릿했던 내 두 눈이 번쩍 뜨이며 핏발이 섰지.
"허허, 영락없이 사내의 욕심부터 내는 것을 보니 아직 당신은 덜 늙었구려."
노인이 호탕하게 웃으며 약초를 다시 자신의 품속으로 깊이 넣으려 했네.
"아… 아닙니다! 도인 어른! 제발… 제발 소인에게 그 신비한 약초를 내어주십시오! 소인이 가진 그 막대한 재산의 절반… 아니, 원하신다면 제 모든 재산 전부를 다 바치겠습니다!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나는 흙바닥을 기어가 노인의 바짓가랑이를 부여잡고 미친 듯이 애원했지.
"속세의 덧없는 재물 따위는 내게 아무런 쓸모가 없소."
노인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네.
"다만, 살고자 하는 영감의 그 지독한 간절함이 하늘에 닿은 듯하니, 내 특별히 비법을 하나 알려주겠소. 내 말을 귀담아 잘 들으시오."
노인은 품속에서 약초 뿌리 대신, 아주 작고 붉은 비단 주머니 하나를 꺼내어 내 떨리는 두 손에 쥐여주었네. 주머니를 열어보니, 그 속에는 검고 단단하게 뭉쳐진 환(丸)이 딱 세 알 들어 있었지.
"이것은 내가 깊은 산천의 온갖 귀한 영약과 풀잎에 맺힌 아침 이슬만을 모아 정성스레 빚어낸 '회춘단(回春丹)'이라는 영약이오. 보름달이 환하게 뜨는 밤, 자시(子時) 정각에 깨끗한 정화수를 떠놓고 몸과 마음을 정갈히 목욕재계한 뒤, 이 환을 한 알씩 삼키시오. 딱 세 번… 세 번의 보름달을 거치며 그리하면, 영감의 늙은 몸은 기적처럼 스무 살 청년으로 변하게 될 것이오."
"고… 고맙습니다! 하늘 같으신 도인 어른! 이 은혜는 뼈에 새겨 결코 잊지 않겠나이다!" "허나, 명심하고 또 명심하시오."
노인의 인자하던 눈빛이 순식간에 매섭고 날카롭게 변했지.
"흘러간 젊음을 인위적으로 되찾는 것은 분명 하늘의 엄중한 이치를 거스르는 짓이오. 만약 영감이 그 끓어오르는 힘을 허투루 낭비하거나, 타인을 해하는 악한 일에 마음을 쓴다면… 반드시 하늘의 끔찍한 천벌을 면치 못할 것이오. 또한, 이 비법은 절대 세상 밖 타인에게 발설해서는 아니 되오. 굳게 약속할 수 있겠소?"
"예! 예! 명심하고 또 명심하겠나이다! 목숨을 걸고 입을 다물겠사옵니다!"
나는 이마에 피가 나도록 흙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절을 거듭했지. 그리고 감격에 겨워 고개를 들었을 때… 내 앞에는 아무도 없었네. 노인은 연기처럼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뒤였지. 오직 내 앙상한 두 손에 꼭 쥐어진, 묵직하고 차가운 회춘단 세 알만이 이 모든 것이 현실임을 말해주고 있었어.
'꿈… 꿈인가? 산도깨비에 홀린 것인가? 아니야… 이 묵직한 약이 내 손에 있지 않은가!'
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그 붉은 주머니를 가슴 깊은 곳에 품고, 미친 듯이 비틀거리며 산을 굴러 내려왔네.
씬 3
그 기이한 만남이 있던 날 이후, 나는 하루하루 밤하늘만 쳐다보며 보름달이 둥글게 차오르기만을 미친 사람처럼 손꼽아 기다렸어. 물론 내 마음 한구석에는 반신반의(半信半疑)하는 마음이 독버섯처럼 피어나고 있었지.
'혹시 내가 산을 오르다 헛것을 보고 산 귀신에게 홀린 것은 아닐까… 저 출처도 모르는 시커먼 약을 덥석 삼켰다가 탈이라도 나서 당장 숨통이 끊어지는 것은 아닐까…'
이런 끔찍한 두려움이 밤마다 나를 괴롭혔지만, 이 지옥 같은 노구(老躯)를 벗어던지고 스무 살 청년의 싱싱한 기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그 찬란한 희망이 두려움 따위는 가볍게 억눌러 버렸지.
마침내, 하늘에 휘영청 밝고 거대한 보름달이 뜬 밤이 찾아왔네. 나는 안절부절못하며 집안의 하인들에게 엄명을 내려 모두 사랑채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못하게 물리고, 안에서 방문을 이중 삼중으로 굳게 걸어 잠갔어. 그리고 도인 어른의 엄숙한 말대로, 찬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갈하게 목욕재계를 한 뒤 옷장에 모셔둔 가장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지. 창살 사이로 스며들어오는 푸른 달빛 아래 상을 펴고 정화수를 올린 뒤, 나는 사시나무 떨듯 떨리는 두 손으로 비단 주머니에서 검은 회춘단 한 알을 조심스레 꺼냈네.
검고 단단하게 뭉쳐진 그 환약에서는 아주 쓰면서도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향긋한 약초 냄새가 진동을 했지.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두 손을 모아 하늘에 기도를 올린 뒤 정화수 한 모금과 함께 그 약을 단숨에 꿀꺽 삼켜 넘겼네.
'꿀꺽.'
숨죽여 기다렸어.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네.
'하아… 역시 노망난 늙은이의 헛된 꿈이었던가… 산 귀신에게 제대로 놀아났구나.'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실망감이 밀려왔지. 나는 허탈하고 비참한 마음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차가운 잠자리에 들었어. 그런데, 그날 밤 나는 생전 겪어보지 못한 참으로 끔찍하고도 이상한 꿈을 꾸었네.
내 온몸의 뼈 마디마디가 전부 산산조각이 났다가 다시 억지로 맞춰지는 듯 '우두둑! 우뚝!' 하는 소름 끼치는 소리가 귓가를 때렸고, 화산처럼 뜨거운 불덩이가 아랫배 단전에서부터 시작되어 혈관을 타고 온몸 구석구석으로 맹렬하게 퍼져나가는 꿈이었지.
"으… 으윽! 아아악!"
나는 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과, 동시에 척추를 타고 오르는 알 수 없는 짜릿한 쾌감에 휩싸여 짐승처럼 신음하며 땀범벅이 된 채 잠에서 번쩍 깨어났어.
창밖으로는 희뿌연 동이 터 오고 있었지. 그런데… 뭔가 이상했어. 아침마다 천근만근 쇳덩이를 매단 듯 무겁기만 하던 내 몸뚱이가, 마치 허공에 둥둥 떠 있는 깃털처럼 너무나 가벼운 게 아니겠나. 밤새 내 목을 쥐어뜯던 그 지독한 기침도 씻은 듯이 사라져 있었지.
"어… 어허? 이게 대체 어찌 된 영문이지?"
나는 나도 모르게 이부자리를 걷어차고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어. 항상 머리맡에 두던 지팡이를 짚지도 않고 오직 내 두 발로 방바닥을 딛고 우뚝 섰는데도, 세상이 핑 도는 어지럼증 따위는 전혀 없었지. 무릎도 전혀 시큰거리지 않았네.
나는 심장이 터질 듯한 놀라움을 안고 방 한구석에 놓인 구리 거울 앞으로 짐승처럼 달려갔어. 그리고…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마주한 순간, 너무 놀라 턱이 빠질 뻔한 경악을 금치 못했네.
"아니… 이, 이게 누구란 말이냐!"
거울 속에는 죽을 날만 기다리던 칠순의 흉측한 노인네는 온데간데없고, 기골이 장대하고 혈색이 도는 사십 대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건장한 중년 사내가 두 눈을 둥그렇게 뜨고 서 있었지! 뺨과 이마를 뒤덮었던 흉측한 검버섯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팽팽하게 당겨져 윤기가 자르르 흘렀네. 서리가 내린 듯 백발이 성성했던 머리카락은 까마귀의 깃털처럼 칠흑같이 검고 풍성해져 상투가 묵직할 지경이었어.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바로 내 눈빛이었지. 늘 썩은 동태눈처럼 흐릿하고 죽음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던 눈동자는 사라지고, 호랑이처럼 형형하고 젊은 시절 풍류를 즐기던 그 매서운 눈빛이 되돌아와 있었어.
"오오…! 세상에… 세상에 만상에! 이런 기적이!"
나는 믿기지 않아 내 뺨을 세게 꼬집어 보았지.
"아야!"
생생한 통증! 꿈이 아니었어. 나는 미친 사람처럼 신이 나서 넓은 방 안을 쿵쿵거리며 뛰어다녔네. 바닥에 엎드려 팔굽혀펴기를 수십 번 해보고, 굽었던 허리를 뒤로 힘껏 젖혔다 굽혔다를 반복했지. 숨이 차기는커녕 전혀 힘들지가 않았네. 그리고… 나는 확연히 느낄 수 있었지. 내 아랫도리… 수십 년간 죽은 나무토막처럼 축 늘어져 있던 그 은밀한 곳에, 용암처럼 뜨거운 피가 미친 듯이 몰려들며 돌고 있음을. 마치 피 끓는 스무 살 청년처럼, 내 안의 '그것'이 바지춤을 뚫고 나올 듯 단단하게 고개를 치켜들고 있었네.
"오오…! 하하하하하! 하늘이 나를 버리지 않으셨구나! 하하하하!"
나는 미친 사내처럼 사랑채가 떠나가라 웃고 또 웃었어.
그렇게 나는 다음 달 보름달이 떴을 때도, 그리고 그다음 달 보름달이 떴을 때도 어김없이 문을 걸어 잠그고 남은 회춘단을 한 알씩 정성스레 삼켰네. 두 번째 환약을 먹고 난 다음 날 아침에는 풋풋한 삼십 대 사내의 모습으로 젊어졌고, 마침내 세 번째 마지막 환약을 먹고 눈을 떴을 때는… 완벽한 스무 살 청년의 수려한 외모와 폭발할 듯한 짐승의 기력을 온전히 되찾고 말았지. 활처럼 굽었던 허리는 창대처럼 꼿꼿하게 펴졌고, 뼈만 남았던 온몸에는 바위처럼 탄탄하고 굵직한 근육이 갑옷처럼 붙었네. 내 몸속에 주체할 수 없이 넘쳐흐르는 젊은 혈기, 특히 밤만 되면 끓어오르는 무서운 정력은 나 자신조차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였어. 나는 그야말로 완벽하게,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네.
씬 4
완벽한 스무 살 청년의 튼튼한 육체를 되찾은 단양의 박 영감… 아니, 이제는 박 도령이라 불러야 마땅할까? 나는 그야말로 온 세상을 내 발밑에 둔 기분이었지. 삼 대가 먹고살아도 남을 막대한 재산에, 피 끓는 젊음과 무쇠 같은 건강까지 한꺼번에 손에 쥐었으니 이 세상에 대체 무엇이 두려울 것이며 어느 놈이 부러울 것이 있겠는가.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던가. 완벽해 보이는 내게도 딱 한 가지, 채워지지 않는 지독한 갈증이 있었네. 바로 내 품에 안을 '여인'이었지. 밤마다 짐승처럼 솟구쳐 오르는 이 엄청난 정력을 도무지 풀 곳이 없으니, 나는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열기로 달아오른 뜨거운 몸을 이리저리 뒤척여야만 했어.
'하아… 미치겠구나. 내 몸을 주체할 수가 없어. 이 넘쳐나는 짐승 같은 힘을 대체 어찌 다스린단 말이냐!'
결국 참다못한 나는 어느 날 아침, 집안 식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자리에서 벼락같은 폭탄선언을 내뱉고 말았네.
"여봐라! 내 오늘부터 새 장가를 들어야겠다! 당장 혼처를 알아보거라!"
아침 문안을 왔던 두 아들놈과 며느리들, 그리고 마당에 도열해 있던 수십 명의 하인들은 내 입에서 나온 소리에 기겁을 하며 뒤집어졌지.
"아… 아버님! 지금 그게 대체 무슨 해괴한 말씀이십니까요!" "아니, 며칠 뒤면 칠순 잔치를 크게 올리셔야 할 판국에 새 장가라니요! 동네 창피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습니다!"
본처가 세상을 뜬 지가 벌써 십 년째. 게다가 내 겉모습이 도술을 부린 듯 스무 살 청년처럼 훤칠하게 변했다 한들, 관아에 등록된 호적상의 나이는 엄연히 일흔을 넘긴 노인이었으니, 집안 식구들이 입에 거품을 물고 반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지.
특히 아들놈들의 속내는 아주 시커멓고 복잡했어. 겉으로는 짐짓 효자인 척, "아버님 연세에 그리 무리하시면 옥체 상하십니다요!" 라며 걱정하는 척을 해댔지만, 그 더러운 속통 안에는 철저히 재산에 대한 꿍꿍이만이 가득했지.
'이 영감탱이가 기어이 노망이 단단히 드셨나… 아니면 어디서 도깨비 약이라도 주워 먹고 정말 회춘이라도 하신 건가…'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리면서도, 며칠 만에 몰라보게 젊어진 아비의 위풍당당한 외모와 바위를 씹어먹을 듯한 기력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마냥 반대하며 대들 수도 없는 노릇이었어. 무엇보다 그놈들이 가장 두려워한 것은 이것이었지.
'저 무서운 기력으로 새파랗게 젊은 첩을 들여서 그년 배에서 늦둥이 핏덩이라도 보게 되는 날엔… 장차 우리 몫으로 떨어질 이 막대한 재산이 반 토막 나는 것 아닌가!'
놈들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리는 것을 본 나는 코웃음을 치며 불호령을 내렸네.
"시끄럽다! 이 썩어빠진 불효막심한 놈들아!" "내… 내 육신이 이토록 정정하고 펄펄 끓는데, 어찌 늙은 홀아비로 방구석에 처박혀 외롭게 늙어 죽으란 말이냐! 너희 놈들은 네 어미가 죽고 지난 십 년간 이 늙은 아비가 홀로 지내는 동안, 내 입에 따뜻한 밥 한 끼 네 손으로 제대로 지어 올려준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더냐! 당장 한양 바닥에서 제일 용하다는 중매쟁이 할멈을 불러오거라! 내 곁에 어울릴 만한 참하고 어여쁜 처자를 찾아오란 말이다!"
내 쩌렁쩌렁한 호통에 아들놈들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고 고개를 푹 숙였어. 혹여라도 재산 상속에서 눈 밖에 날까 봐 두려웠던 게지.
결국 아들놈들은 마지못해 한양 최고의 중매쟁이를 수소문해 집으로 들였네. 중매쟁이 할멈 또한 단양 박 영감이 기이하게 회춘을 했다는 소문을 듣고 코웃음을 치며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찾아왔지. 하지만 마루에 걸터앉은 스무 살 청년 같은 내 눈부신 겉모습과, 집안을 꽉 채운 막대한 재물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는 눈이 휘둥그레지더군.
"아이고, 영감마님… 아니, 도령님!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사옵니다만… 허허, 참으로 정정하시다 못해 눈이 부십니다 그려. 이 정도 기골과 기력이시면 방년 스무 살 풋풋한 처자라도 밤새 너끈히 다루시겠습니다요. 호호호!" "허허, 네가 한양 최고의 마담이라더니 사람 볼 줄을 좀 아는구나. 그래, 돈은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으니 상전 다루듯 듬뿍 주마. 그저 내 이 외롭고 뜨거운 밤을 함께 불태워 줄 수 있는, 몸뚱이 건강하고 얼굴 어여쁜 참한 처자 하나만 당장 구해다오."
돈다발을 본 중매쟁이는 신바람이 나서 팔도를 돌며 여러 처자를 물색하기 시작했지. 그리고 마침내, 단양 인근 이웃 마을에 홀로 낡은 초가집에서 사는 가난한 몰락 선비의 딸, '연화'라는 처녀가 간택되어 내쳐졌네. 연화의 나이는 이제 갓 꽃 핀 열여덟 살. 얼굴은 밤하늘의 보름달처럼 둥글고 어여뻤으며, 자태는 곱기 그지없었으나 집안이 지독하게 가난하여 시집갈 혼처를 구하지 못한 채 늙어가고 있었지. 그녀의 아비는 평생 방구석에서 쓸데없는 공자맹자 글만 읽다가 몹쓸 폐병에 걸려 자리에 누워버렸고, 어미는 남의 집 허드렛일과 삯바느질로 푼돈을 벌어 겨우겨우 식구들 입에 풀칠이나 하는 처참한 형편이었어.
"연화야… 불쌍한 내 딸아… 부디 그 부잣집에 들어가 배불리 먹고 호강하며 잘 살아다오. 칠순 영감댁이라 하나, 재산이 산더미 같고 또 영감의 겉모습은 훤칠한 청년과 같다 하니… 이 못난 어미 걱정은 말고 네 한 몸 편히 살거라…"
가난에 찌든 어미는 딸의 거친 손을 부여잡고 피눈물을 흘리며 통곡했지. 연화는 아무 말도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네. 그저 금수처럼 팔려 가는 비참한 심정이었지만, 늙은 영감의 첩이 되는 것만이 굶어 죽어가는 제 부모와 가족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뼈저리게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
그렇게 꽃다운 열여덟의 연화는, 가을밤 단양 박 부잣집 칠순 노인의 첩실로 가마를 타고 들어오게 되었네.
씬 5
드디어 첫날밤이 밝았네. 붉은 청사초롱이 어둠을 밝히는 밤, 연화는 화려한 족두리를 쓰고 연지곤지를 곱게 찍은 채 내 안방에 앉아 있었지. 하지만 신방을 밝히는 따스한 촛불 아래 비친 그녀의 얼굴은 신부의 설렘이 아닌, 깊은 불안과 체념으로 하얗게 질려 굳어 있었어. 방 안에는 숨 막히는 정적만이 맴돌았고, 가끔씩 창호지를 때리는 차가운 밤바람 소리만이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더욱 움츠러들게 만들었지.
'칠순을 훌쩍 넘긴 다 죽어가는 노인네라 들었는데… 들리는 소문으로는 겉모습만 청년이라 하니, 이게 대체 무슨 기괴하고 끔찍한 일이란 말인가. 혹시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산도깨비는 아닐까? 오늘 밤, 이 음침한 방에서 늙은 영감의 추악한 욕정에 희생되어 내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닐까…'
연화는 내가 문을 열고 들어서기 전까지, 소문으로만 들었던 늙은 영감의 흉측한 외모와 알 수 없는 공포를 상상하며 치맛자락을 꽉 쥔 채 눈을 질끈 감고 있었네. 오들오들 떨리는 그녀의 숨소리가 문밖에서도 들릴 지경이었지. 그녀는 굶어 죽어가는 가족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제물로 바쳤다고 생각하며, 속으로 '나는 오늘 밤 이 방에서 죽은 목숨이다'라며 처절하게 체념하고 있었던 게야.
"끼이익-"
무거운 방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내가 방 안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네. 방바닥을 딛는 내 단단한 발소리에 연화의 어깨가 파르르 떨렸지. 나는 잔뜩 겁에 질려 고개조차 들지 못하는 어린 신부의 곁으로 다가가 가만히 무릎을 꿇고 앉았네.
"이제 그만 고개를 들라."
내 입에서 나온 낯선 사내의 목소리에, 연화는 흠칫 놀라며 덜덜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지. 그리고 나와 시선이 마주친 순간, 그녀는 자신의 두 눈을 강하게 의심했네. 그녀의 눈앞에 서 있는 것은 쭈글쭈글하고 침을 흘리는 칠순 노인이 아니라, 기골이 훤칠하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스무 살 청년… 아니, 짙은 남성미를 풍기는 서른 즈음 되어 보이는 아주 잘생긴 사내였으니까.
"누… 누구… 뉘신지…?"
연화의 입술이 파랗게 질려 달싹거렸어.
"허허허, 내가 바로 오늘 밤부터 그대의 평생 지아비가 될 박 영감이라 하오."
"……!!"
연화는 너무나 큰 충격에 놀라 숨을 들이켜고는 말문이 턱 막혀버렸지. 그녀의 커다란 눈동자가 지진이라도 난 듯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었어.
'도… 도깨비에 홀린 것인가? 아니면 내가 이미 숨이 끊어져 저승세계에 온 것인가? 어찌 칠순 노인이 이리도 젊고 아름다운 사내의 모습을 하고 있단 말인가…!'
혼란스러워하는 그녀의 마음이 내게도 고스란히 전해졌지. 하지만 그 황당함과 공포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네. 나는 육신은 이십 대 청년으로 펄펄 끓고 있었지만, 내 안에는 수십 년간 수많은 여인과 풍류를 즐기며 쌓아온 깊은 연륜과 노련함, 그리고 여유로움이 깊게 배어 있었지. 나는 잔뜩 겁에 질려 새하얗게 질려버린 연화의 곁으로 조금 더 다가가, 거칠게 그녀의 옷고름을 푸는 대신, 내 크고 따뜻한 두 손으로 덜덜 떨고 있는 그녀의 차가운 손을 가만히, 아주 부드럽게 감싸 쥐었네.
"많이 놀랐소? 허허, 내 꼴이 다 죽어가는 흉측한 노인일 줄 알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왔을 터인데… 웬 젊은 사내가 떡하니 앉아 있으니 기절할 만큼 놀랄 만도 하지."
내 목소리는 청년처럼 맑고 힘이 있었지만, 그 어조에 담긴 깊은 연륜과 다정함은 결코 숨길 수 없는 것이었어.
"내 비록 호적상의 나이는 많으나, 하늘이 도우셔서 이리 젊음과 기력을 되찾았소. 그대는 가난한 집안을 위해 재물에 팔려왔다 생각하며 속으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지 모르나… 나는 그대를 돈으로 산 가벼운 노리개가 아니오. 내 남은 길고 긴 생의 진정한 '벗'이자 '여인'을 맞이한 것이오. 그러니 이제 그만 두려움은 거두시오. 나는 그대를 내 목숨처럼 귀히 여기고 아껴줄 것이오."
나의 목소리는 봄볕처럼 따뜻했고, 그녀의 떨리는 눈동자를 마주 보는 내 눈빛에는 늙은이의 음흉한 욕정 대신 진심 어린 애정과 깊은 연민이 담겨 있었지. 그 진심이 닿았는지, 연화의 굳어있던 몸이 조금씩 풀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군. 돈에 팔려온 천한 첩의 신세였지만, 적어도 이 잘생기고 다정한 사내가 자신을 짐승처럼 함부로 대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굳은 믿음이 생겨난 것이지.
나는 결코 서두르지 않았어. 끓어오르는 정력을 억누르며, 연화에게 따뜻하게 데워진 합환주(合歡酒)를 한 잔 천천히 따라주었지. 향긋한 술기운이 그녀의 굳은 몸을 녹여주기를 바라면서 말이야.
"나는 그대를 억지로 취하지 않을 것이오. 그대가 나를 지아비로 온전히 마음을 열 때까지… 며칠이고 몇 달이고 기다려 줄 수 있소."
"예…? 서… 서방님, 그게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연화는 뜻밖의 배려에 토끼처럼 눈을 동그랗게 떴지. 첫날밤 합방을 하지 않겠다는 사내의 선언이 믿기지 않는 눈치였어. 하지만 나는 그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곱게 빗어 넘긴 머리를 아주 조심스럽게 쓰다듬어 줄 뿐이었네. 나는 정말로 그녀가 닫힌 마음을 활짝 열고 나를 온전히 받아들일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줄 생각이었어. 내게는 그저 이 아름답고 맑은 여인과 숨소리를 나누며 한 공간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지난 십 년간 내 가슴을 짓누르던 끔찍한 외로움과 공허함이 봄눈 녹듯 채워지는 기분이었으니까.
씬 6
그렇게 첫날밤이 지나고 며칠의 시간이 조용히 흘렀네. 나는 연화에게 손끝 하나 억지로 대지 않았어. 대신, 한양에서 제일가는 고운 비단옷을 종류별로 사들여 그녀에게 입혀주고, 진귀하고 맛있는 음식들만 골라 그녀의 상에 내어주었지. 혹여 그녀가 깊은 규방에서 심심할세라, 내가 평생을 살며 보고 들었던 흥미로운 옛이야기들을 밤새도록 재미나게 들려주거나, 다정하게 먹을 갈아주며 붓글씨를 가르쳐 주기도 했어. 나의 부드러운 노력에 연화는 두터웠던 경계의 벽을 허물고 점차 내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지.
'이 분… 겉모습만 신비하게 젊어진 것이 아니라, 그 속마음도 참으로 바다처럼 깊고 지혜로우시며 다정하신 분이구나.'
연화의 눈빛은 하루가 다르게 부드러워졌어. 그녀는 더 이상 나를 징그러운 '늙은 영감'이나 두려운 존재로 보지 않았지. 온전히 기댈 수 있는 듬직하고 다정한 '지아비'로 나를 마음에 품기 시작한 거야.
그러던 어느 달이 둥글고 밝게 뜬 밤이었어. 나는 참을 수 없는 끓어오르는 기운을 느끼며 연화의 방을 찾았네. 달빛이 은은하게 스며드는 방 안에서, 나는 그녀의 두 손을 꼭 잡고 아주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지.
"연화야… 내 오늘 밤은, 그대와 진정한 부부의 연을 맺고 싶소. 허락해 주겠소?"
내 목소리는 달아올라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어. 연화는 복숭아꽃처럼 얼굴을 붉히며, 수줍지만 분명하게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지. 이제 그녀의 몸과 마음도 나를 받아들일 완벽한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게야.
촛불이 일렁이는 방 안. 나는 불빛 아래 비친 연화의 고운 자태에 숨이 멎을 듯 감탄하고 말았네. 막 봉오리를 터뜨린 열여덟 꽃다운 나이. 수줍음에 붉게 물든 뺨, 얇은 저고리 너머로 아스라이 비치는 탐스러운 가슴선과 한 줌에 잡힐 듯 잘록한 허리, 그리고 비단 치마 아래로 흐르는 풍만한 엉덩이의 굴곡까지… 여인으로서 피어날 수 있는 가장 완벽하고 눈부신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해 있었어.
나는 침을 꼴깍 삼키며 덜덜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저고리 옷고름을 천천히 풀어 내렸네. 스르륵- 비단 스치는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깨웠지. 연화는 본능적인 수줍음에 어깨를 파르르 떨었지만, 내 손길을 피하지는 않았어. 저고리가 벗겨지고, 치마가 바닥으로 흘러내리며… 마침내 그녀의 새하얗고 눈부신 속살이 푸른 달빛 아래 고스란히 그 자태를 드러냈지.
"아아… 참으로, 참으로 아름답소. 내 평생 이토록 눈부신 절경은 처음 보오."
내 형형한 눈빛이 화로 속 숯불처럼 뜨겁게 타올랐어. 내 안에서 똬리를 틀고 있던 야수의 본능이 더 이상 이성을 유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지. 나는 굶주린 맹수처럼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연화의 부드러운 몸 위로 내 뜨거운 몸을 포갰네. 연화는 화들짝 놀라 숨을 들이켰지. 그동안 낮에 보여주었던 그 한없이 인자하고 부드러웠던 선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내 몸짓은 짐승처럼 거칠고 폭발하듯 뜨거웠으니까. 마치 수십 년을 굶주린 채 사막을 헤매다 오아시스를 만난 야수처럼, 나는 그녀의 입술을 탐하고 온몸의 살결을 미친 듯이 핥고 어루만졌어.
그리고 마침내, 연화는 숨이 넘어갈 듯한 감각과 함께 자신의 안으로 묵직하게 밀고 들어오는 낯선 '그것'을 온전히 느꼈지.
"아아…! 아, 흑…!"
그녀의 입에서 억눌린 비명이 터져 나왔어. 평생 처음 겪어보는, 속이 꽉 들어차는 엄청난 크기와 불에 데일 듯한 뜨거움이었지.
'세상에… 이 영감님이… 아니, 내 서방님이 정녕 칠순 노인이 맞단 말인가! 어찌 이리 무섭도록 거대하고 뜨거울 수가…!'
처음의 낯선 침범에 연화의 몸이 반으로 부서질 듯 아팠지만, 그 짜릿한 통증은 내가 그녀의 몸을 거침없이 몰아붙이기 시작하자 이내 난생처음 뼛속 깊이 느껴보는 미칠 듯한 황홀한 쾌감으로 변해갔어. 도인의 말은 한 치의 거짓도 없었네. 내 안의 정력은 화산처럼 폭발하며 지칠 줄을 몰랐지. 나는 젊은 시절 수많은 기방을 드나들며 익혔던 그 끈적하고 노련한 방중술의 기술과, 도인의 비약으로 회춘한 스무 살 청년의 주체할 수 없는 짐승의 정력을 합쳐 연화를 밤새도록 쉴 새 없이 거칠게 몰아붙였네.
"하앙…! 아앗… 으응… 서, 서방님… 제발… 아아!"
연화는 속수무책으로 내 넓은 어깨에 매달린 채, 하얀 목덜미를 뒤로 젖히고 미친 듯이 신음하며 활처럼 허리를 비틀었지. 방 안에는 질척이는 살덩이가 부딪히는 소리와 헐떡이는 숨소리만이 가득 찼어. 그녀는 내 거친 움직임에 맞춰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눈앞이 하얗게 점멸하는 절정에 달하며 몸을 바르르 떨었네. 온몸이 흠뻑 땀으로 젖고, 쾌락에 정신이 아득해져 이성이 날아가 버릴 즈음… 연화는 자신도 모르게 양팔로 내 목을 꽉 끌어안으며 무의식중에 이렇게 외치고 있었지.
"아아… 여, 여기가… 여기가 바로 천당 이로세…! 서방님… 여기가 극락입니다… 하아!"
가난에 찌들어 돈에 팔려왔다는 슬픔과, 늙은이에게 희생될 것이라 짐작했던 그 지독한 불안감은 흔적도 없이 불타 사라졌지. 오직 이 화끈하고 뜨거운 육체적 쾌락과 달아오른 애정만이 그녀의 온몸과 정신을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었어. 그날 밤, 짐승처럼 달아오른 나는 동이 트고 새들이 지저귈 때까지 연화의 그 어여쁜 몸을 한시도 놓아주지 않고 탐하고 또 탐했네.
씬 7
나 박 영감과 연화의 밤은 그날 이후로 매일매일이 그야말로 '천당'이자 극락이었네. 나는 풋풋한 연화의 몸과 마음을 온전히 품으며, 내 인생에서 영영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찬란한 젊음과 삶의 폭발적인 활력을 되찾았어. 연화 역시 밤마다 이어지는 나의 뜨거운 사랑과, 낮에는 아비처럼 포근한 넉넉한 보살핌 속에서 점차 나를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진심으로 연모하게 되었지. 그녀는 더 이상 빚 대신 팔려 온 가련하고 불쌍한 첩실이 아니었어. 그녀는 단양 박 부잣집의 곳간 열쇠를 쥔 당당하고 눈부신 '안주인'이자, 내 남은 생을 온전히 바칠 둘도 없는 단 하나의 '여인'이었네.
나는 아침마다 연화의 처소 문을 열고 아주 호탕하게 껄껄 웃으며 나오는 일이 잦아졌고, 연화의 얼굴 또한 나의 맹렬한 정기와 사랑을 듬뿍 받아 날이 갈수록 물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화사하고 눈부시게 피어났지.
하지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 우리의 이 완벽하고 달콤한 행복을 뱀처럼 징그럽고 못마땅한 눈초리로 지켜보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본처가 남기고 간 내 두 아들 놈들이었어. 그놈들은 이미 어엿하게 장성하여 남부럽지 않은 제 살림을 꾸리고 있었으면서도, 늙어빠진 아비가 어서 숨을 거두어 이 막대한 재산이 언제쯤 자신들의 호주머니로 온전히 굴러들어 올까만 매일같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지.
그런데 이게 웬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란 말인가! 쿨럭거리며 죽어가던 아비가 기이한 도술이라도 부린 듯 이십 대 청년으로 둔갑하여 회춘하더니, 자기들의 조카벌도 안 되는 핏덩이 같은 어린 계집을 첩으로 들여 밤낮으로 물고 빨며 끼고 도는 것도 모자라, 급기야 집안의 재산 관리마저 모두 그녀의 치마폭에 쥐여주려 하고 있었으니 말이야.
"형님! 아버지가 아무래도 단단히 노망이 드셨거나, 아니면 저 여우같이 홀리는 어린 계집년의 치맛자락에 혼을 쏙 빼앗긴 게 틀림없소!"
"그래, 네 말이 맞다! 이대로 손 놓고 구경만 하다가는 우리 몫으로 떨어질 피 같은 재산들을 저 어린것에게 몽땅 빼앗기게 생겼어. 만에 하나라도 저년의 평평한 뱃속에 아버지의 씨라도 들어서는 날엔… 우린 정말 국물도 없이 길거리에 나앉게 될 게야!"
독이 바짝 오른 두 아들놈은 시커먼 골방에 머리를 맞대고 아주 끔찍하고 음흉한 계략을 꾸미기 시작했네.
그놈들은 우선 마을 사람들과 하인들의 입을 빌려 연화에 대한 흉악한 헛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했어.
"글쎄 저 요망한 어린 년이 밤마다 아버님 몰래 담장을 넘어 젊은 사내놈을 만나 더러운 정을 통한다 하네!"
"그뿐인가? 아버님 눈을 속이고 안방 장롱에서 값비싼 금은보화를 몰래 빼돌려 제 친정으로 실어 나른다지 뭔가!"
하지만 나는 그딴 얄팍한 헛소문에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어. 나는 내 품에 안긴 연화의 깊고 맑은 속내를 누구보다 굳게 믿었고, 오히려 내게 소문을 전하는 하인들에게 껄껄 웃으며 호통을 쳤지.
"네 이놈들! 내 그 엄청난 밤의 기력을 고스란히 감당하고도 그 가녀린 몸으로 다른 사내놈을 만날 힘이 남아 있다면, 그건 오롯이 내 정력이 부족한 탓이다! 어디서 감히 함부로 주둥이를 놀리느냐!"
나는 헛소문의 진원지를 샅샅이 뒤져 기어이 아들놈들의 수하들을 찾아내어 뼈가 부러지도록 엄하게 곤장을 쳐서 내쫓았네.
치졸한 이간질이 통하지 않자, 똥줄이 탄 아들놈들은 이성을 잃고 더욱 악랄하고 끔찍한 방법으로 손을 뻗쳤어. 그놈들은 연화가 밤마다 내 기력을 받아내느라 지친 몸을 보신하기 위해 챙겨 마시는 보약 탕기에 몰래 '낙태(落胎)'를 시키고 자궁을 망가뜨리는 아주 지독한 독재(홍화씨 가루 따위)를 섞으려 했네. 혹여라도 연화가 덜컥 회임(懷妊)이라도 하게 될 최악의 경우를 미리 싹부터 잘라버리려 한 것이지.
그 짐승만도 못한 놈들은 연화의 시중을 드는 탐욕스러운 젊은 몸종 하나를 엽전 꾸러미로 매수하여 그 끔찍한 살인 음모를 꾸몄어. 하지만 하늘이 우리의 사랑을 보우하셨는지, 이 소름 끼치는 계략은 연화를 친딸처럼 진심으로 아끼며 보살피던 주방의 늙은 몸종에 의해 기적적으로 발각되고 말았지.
"이 년! 네가 지금 당최 무슨 짓을 저지르려 하는 것이냐! 아씨 큰일 났사옵니다! 저 발칙한 년이 아씨께서 드실 탕약에 시뻘건 가루를 몰래 타고 있었사옵니다!"
늙은 몸종이 사색이 되어 탕약을 들고 덜덜 떨며 안방으로 향하던 젊은 몸종의 손목을 낚아챘고, 격렬한 실랑이 끝에 비싼 사기 탕약 그릇이 마루 바닥에 '와장창!' 깨지며 그 안에 숨겨져 섞여 있던 붉고 독한 약재 가루가 허연 바닥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말았네.
"영감마님! 흑흑… 큰일 날 뻔하였사옵니다! 저 흉악한 도련님들께서 아씨의 몸을 해하려 독을 쓰려 하였사옵니다!"
피 묻은 약초 가루와 몸종의 다급한 고변을 전해 들은 나는, 그야말로 이성이 끊어지며 노발대발하여 사랑채의 기둥이 뽑히도록 포효했네.
"이… 이 천하에 능지처참을 당할 몹쓸 놈들! 재물에 눈이 멀어 짐승만도 못한 짓을 벌이다니!"
나는 당장 몽둥이를 들고 두 아들 놈을 마당으로 질탈 끌고 와 벼락같은 불호령을 내렸지.
"네 이놈들!! 아무리 썩어빠진 재산에 눈이 뒤집혔다 한들, 감히 네 아비의 여자를, 어쩌면 훗날 네 피붙이 동생이 될지도 모를 귀한 싹을 그 더러운 손으로 파내려 들어! 너희는 이제부터 내 자식이 아니다! 당장 내 집, 내 눈앞에서 영원히 꺼지거라! 너희 같은 짐승 놈들에게는 이 막대한 재산 중 단 한 푼의 동전 조각도 물려주지 않을 것이다!"
하얗게 질린 아들놈들은 바닥에 엎드려 제 뺨을 치며 싹싹 빌고 용서를 구했지만, 분노로 차갑게 얼어붙은 내 마음은 이미 완전히 돌아서 버린 뒤였어. 나는 가차 없이 그 자리에서 건장한 하인들을 시켜 짐승 같은 두 아들을 빈털터리로 집 밖으로 내쫓아버렸네.
이 무섭고도 슬픈 사건을 온몸으로 겪어내며, 연화는 늙은 영감이자 젊은 사내인 내가 자신을 얼마나 목숨처럼 깊이 아끼고 사랑하며 지켜내려 하는지 다시 한번 뼛속 깊이 깨닫게 되었지.
소동이 끝난 후, 겁에 질려 파랗게 질린 연화는 내 단단한 품에 와락 안겨 서러운 눈물을 펑펑 쏟아냈어.
"서방님… 흑흑… 저 때문에… 저같이 천한 것 하나 때문에 서방님께서 천륜을 져버리게 되었으니… 이 죄를 어찌 다 갚사옵니까…"
"괜찮다… 다 괜찮다, 나의 연화야. 울지 말거라. 내가 하늘에 맹세코 내 목숨을 바쳐서라도 너를 지켜줄 것이다. 너와 내가 매일 밤 만들어가는 우리의 이 찬란한 천당을, 그 어떤 악귀 같은 놈들도 결단코 빼앗아 가지 못하게 할 것이다."
내 흔들림 없는 진심 어린 목소리와 꽉 안은 온기에, 연화의 두려움은 사르르 녹아내렸고 나를 향한 그녀의 마음은 바다보다 더욱 깊고 단단해져 갔네.
씬 8
피도 눈물도 없는 짐승 같은 두 아들을 집안에서 매몰차게 내쫓은 후, 나는 며칠을 조용히 사랑채에 틀어박혀 내 막대한 재산의 목록을 하나하나 다시 훑어보았네. 내 나이 칠순. 비록 도인의 신비한 영약 덕분에 몸뚱이는 피가 끓는 스무 살 청년의 기력을 되찾았다지만, 내 영혼마저 철없는 청년으로 돌아가서는 안 될 일이었지.
나는 젊은 시절 돈의 힘만 믿고 기방을 전전하며 방탕하게 쾌락만을 쫓아 살았던 내 부끄러운 과거의 삶을 뼈저리게 반성했어. 그리고 폭포수 아래 바위에서 피리를 불던 그 신비한 도인이 마지막에 남겼던 서늘한 경고의 말을 똑똑히 떠올렸지.
'젊음을 되찾는 것은 하늘의 이치를 거스르는 일이오. 그 힘을 허투루 쓰거나 타인을 해하는 악한 일에 사용하면, 반드시 하늘의 끔찍한 천벌을 받게 될 것이오.'
그래, 내 육신에 찾아온 이 기적 같은 회춘은 그저 밤의 욕정이나 짐승처럼 채우라고 하늘이 허락하신 것이 결코 아니었어.
"연화야."
어느 맑은 날 오후, 나는 마루에 걸터앉아 수를 놓던 연화를 다정하게 불렀네.
"내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세상의 재물이 전부가 아니더구나. 내가 병들어 죽을 날만 기다리며 콜록거릴 때는 저 창고에서 썩어가는 쌀가마니들이 그저 짐 덩어리요, 허무한 티끌 같았는데… 이리 벅찬 새 삶을 다시 얻고 그대라는 빛을 만나고 나니, 내 남은 생은 저 막대한 재물로 세상에 따뜻하고 좋은 일을 하며 살고 싶어졌소."
연화는 바느질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남편인 나의 깊은 뜻을 존경과 감동이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았지. 그녀 또한 밑바닥 가난의 지독한 설움을 뼈가 시리도록 겪고 자랐기에, 남편과 함께 굶주리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이라면 누구보다 앞장서서 발 벗고 나설 참이었거든.
"서방님의 그 크고 따뜻한 뜻을 어찌 소녀가 감히 거스르겠습니까. 서방님의 뜻이 닿는 곳이라면, 제 손발이 부르트더라도 기꺼이 함께 돕겠사옵니다."
그날부터 나는 단양 땅에 널린 내 재산의 대부분을 헐어 가난하고 굶주린 백성들을 돕는 '의창(義倉)'을 크게 세웠네. 흉년이 들어 초근목피로 연명하는 이들이 생기면 우리 집 곳간을 활짝 열어 매일같이 따뜻한 고기 죽을 쑤어 나누어 주었고, 영특한 재능은 있으나 집안이 찢어지게 가난하여 글공부의 뜻을 펴지 못하는 아이들을 한데 모아 번듯한 서당을 열어 스승을 모셔주기도 했지.
처음에 단양 마을 사람들은 칠순 노인의 기이하고 불쾌한 회춘과, 제 딸보다도 어린 새파란 첩실을 들였다며 담장 너머로 손가락질하며 흉을 보곤 했지. 하지만 우리 부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나이와 신분의 격차를 훌쩍 뛰어넘어, 사심 없이 백성들에게 선행을 베풀고 빈민들을 구제하는 모습을 눈으로 지켜보며 점차 진심으로 감화되기 시작했네.
"에구, 우리가 속도 모르고 함부로 혀를 놀렸어. 저 박 영감님은 회춘한 게 아니라, 원래 옥황상제를 모시던 진짜 신선이 이 속세에 잠시 내려오신 게 틀림없당께!"
"그러게나 말이야. 저리 천사처럼 고운 연화 마님과 함께 한평생 덕을 훌륭하게 베푸시니, 그 넉넉한 뒷모습만 바라보아도 우리네 배가 다 부르고 마음이 따뜻해지는구먼 그려."
칭송과 미담이 널리 퍼져나가던 이듬해 봄, 마침내 하늘이 우리의 선행에 감동하셨는지 연화의 평평했던 뱃속에 기적처럼 새롭고 성스러운 생명이 찾아왔지. 내가 팔순을 바라보는 호적상의 나이에, 청년의 기력으로 만들어낸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늦둥이였어!
"허허허! 오오, 하늘이시여! 내가 기어이 이 나이에 내 핏줄, 옥동자 같은 아들을 다시 보았구나! 내 대(代)를 이어갈 귀한 아들을!"
나는 갓 태어난 핏덩이 아기를 덥석 품에 안고 온 세상을 다 가진 듯 아이처럼 엉엉 울며 기뻐했지. 아이는 신기하게도 나를 닮아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기골이 장대했으며, 제 어미인 연화를 닮아 마음씨가 비단결처럼 고운 사내아이로 쑥쑥 자라났어.
한편, 재산에 눈이 멀어 쫓겨났던 두 아들놈은 빈털터리로 세상을 떠돌며 갖은 고생을 다 한 뒤에야, 뒤늦게 자신들의 어리석음과 탐욕을 뼈저리게 뉘우쳤네. 그놈들은 무릎걸음으로 피가 나도록 기어 찾아와 내 발밑에서 콧물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빌었지. 나는 과거의 악행을 단번에 완전히 용서할 수는 없었으나, 핏줄이 당기는지라 그들이 밥술이나 떠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의 작은 논밭과 재산을 떼어주어 간신히 살길을 마련해 주었네. 그리고 피 끓는 목소리로 그놈들에게 엄하게 일렀지.
"잘 듣거라! 세상의 썩어질 재물보다 백 번 천 번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의 따뜻한 마음과 도리니라. 너희도 지난날의 탐욕을 씻어내고,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세상에 덕을 착실히 쌓으며 살거라. 그래야 훗날 네 어린 늦둥이 동생에게 부끄럽지 않은 형들의 본보기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
나는 그 후로도 얼굴에 주름살 하나 생기지 않고, 무려 백 스무 살이 넘도록 건장한 사내의 몸으로 앓아눕는 일 없이 아주 오래오래 건강하게 천수를 누렸네. 내가 젊음을 유지하는 그 신비한 회춘 비법의 정체는 세상 끝까지 철저한 비밀에 부쳐졌지만, 사람들은 내가 그토록 오랜 세월 눈부신 젊음을 유지할 수 있었던 진짜 비결이 바로 연화의 지극정성 어린 깊은 사랑과, 우리 부부가 평생토록 함께 세상을 향해 베풀었던 따뜻한 선행 덕분이라고 굳게 믿었지.
연화 역시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내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고 든든히 지키며, 세상에서 제일가는 어진 아내이자 지혜롭고 현명한 어머니로서 아름답게 늙어갔어. 우리 두 사람은 엄청난 나이 차이와 과거의 신분을 완벽하게 뛰어넘어, 서로의 영혼을 채워주는 진정한 동반자이자 죽는 날까지 뜨거운 연인이었네.
세월이 흘러도 매일 밤 우리의 안방에서는 달콤하고 행복한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고, 절정에 다다른 연화가 내뿜는 "여기가 참으로 천당 이로세!"라는 황홀한 외침이 끊이지 않고 단양의 밤하늘을 수놓았다고 하네.
단순히 기이한 약초로 빼어난 젊음을 되찾은 늙은 영감과, 굶주림을 피하려 돈에 팔려 와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된 젊고 예쁜 첩. 우리는 그저 육체적인 쾌락과 정욕의 만족을 넘어, 세상의 어려운 이들을 위해 선한 덕을 베푸는 올바른 삶 속에서 진짜배기 '천당'을 찾으며 아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구먼.
유튜브 엔딩 멘트
오늘 밤, 귓가에 스르륵 잠드는 조선 야담 '회춘 비법으로 어린 첩을 얻은 영감' 이야기, 어떠셨나요? 다 늙고 병든 몸뚱이에 넘쳐나는 재물도 죽음 앞에서는 다 소용없다 여겼건만, 기이하고도 신비한 인연으로 이십 대의 끓어오르는 젊음을 되찾고 진정한 사랑까지 얻게 된 박 영감. 어쩌면 그에게 진정한 '천당'이라는 것은, 단순히 회춘한 젊음이나 밤의 뜨거운 쾌락만이 아니라, 마음 깊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세상에 따뜻한 온기를 나누는 그 선한 마음씨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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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dramatic and highly detailed color sumukhwa (Korean ink and wash painting). A stark contrast between a feeble old man in the shadows and a vibrant, muscular young man glowing in the moonlight. Traditional Joseon Dynasty setting. No text. 16:9.
1
- A majestic and enormous traditional Hanok (기와집) in Danyang valley, surrounded by autumn mountains. Joseon Dynasty setting. Watercolor, 16:9, no text.
- Inside a dimly lit, vast traditional Korean room. An elderly, frail man (Joseon era, wearing white hanbok, sangtu/topknot) sitting alone, looking out a window at a bare persimmon tree. Watercolor, 16:9, no text.
- Close-up of the old man's face, covered in age spots, showing an expression of deep sorrow and regret. Watercolor, 16:9, no text.
- Two greedy-looking younger men in fine hanbok (the sons), whispering to each other in a courtyard. Watercolor, 16:9, no text.
- The old man, hunched over with a wooden cane, struggling to walk up a mountain path strewn with autumn leaves, supported by a servant. Watercolor, 16:9, no text.
2
- A majestic waterfall in a deep, mystical mountain valley. A white-robed old Daoist is sitting on a large flat rock playing a bamboo flute. Watercolor, 16:9, no text.
- The frail old man kneeling on the dirt, crying and pleading before the serene Daoist. Watercolor, 16:9, no text.
- The Daoist holding up a mystical, glowing 1000-year-old Deodeok root. Watercolor, 16:9, no text.
- The Daoist handing over a small red silk pouch to the desperate old man. Watercolor, 16:9, no text.
- The old man holding three small, black pills in his palm, moonlight shining on them. Watercolor, 16:9, no text.
3
- A bright, giant full moon shining through the paper window of a traditional Korean room. A bowl of clean water is set on a small wooden table. Watercolor, 16:9, no text.
- The old man swallowing a pill. A surreal, swirling magical aura starts to emanate from his stomach. Watercolor, 16:9, no text.
- Morning light. The man looking into a traditional bronze mirror, wide-eyed in utter shock. His reflection shows a handsome, strong man in his 20s. Watercolor, 16:9, no text.
- The rejuvenated young man, with black hair in a topknot and wearing an unbuttoned white hanbok, laughing joyfully, showing off his muscular physique. Watercolor, 16:9, no text.
- The young man standing tall and vibrant in the courtyard, exuding overflowing energy and vitality, while servants watch in awe from afar. Watercolor, 16:9, no text.
4
- The handsome rejuvenated young man aggressively pointing and shouting at his two cowering sons in the main hall of the Hanok. Watercolor, 16:9, no text.
- A lavishly dressed old matchmaker woman looking shocked and amazed at the young man, holding a fan. Watercolor, 16:9, no text.
- A dilapidated thatched-roof house (초가집). A beautiful 18-year-old girl (Yeon-hwa) in plain, worn hanbok with braided hair (jjeokjinmeori style), looking sad. Watercolor, 16:9, no text.
- Yeon-hwa's mother, crying and holding Yeon-hwa's hands, saying a heartbreaking goodbye. Watercolor, 16:9, no text.
- A traditional wedding palanquin arriving at the grand gates of the rich man's estate at dusk. Watercolor, 16:9, no text.
5
- A beautiful 18-year-old girl in a traditional red and green bridal hanbok with a jokduri (headpiece), sitting on the floor of a dimly lit, traditional Korean room, looking terrified. Watercolor, 16:9, no text.
- A handsome, well-built young man in his 20s wearing a high-quality silk hanbok and sangtu (topknot), gently opening the paper sliding door of the room. Watercolor, 16:9, no text.
- The young man kneeling gracefully in front of the bride, offering a warm and gentle smile. Watercolor, 16:9, no text.
- Close-up of the young man's large hands warmly holding the bride's trembling, small hands. Watercolor, 16:9, no text.
- The young man carefully pouring traditional rice wine from a porcelain bottle into a small cup for the bride under candlelight. Watercolor, 16:9, no text.
6
- The young man sitting closely beside the girl, reading a traditional book to her in a sunlit hanok room. Watercolor, 16:9, no text.
- A full moon shining brightly outside the window. The young man holding the girl's hands, looking deeply and romantically into her eyes. Watercolor, 16:9, no text.
- The young man gently untying the ribbon (otgoreum) of the girl's hanbok jacket under the warm glow of a candle. Watercolor, 16:9, no text.
- A silhouette of the couple embracing passionately behind a traditional folding screen (byeongpun). Watercolor, 16:9, no text.
- The girl lying with her eyes closed, displaying an expression of intense pleasure and relief, with subtle morning light entering the room. Watercolor, 16:9, no text.
7
- The beautiful girl, now looking radiant and mature, walking happily in the courtyard. In the background, the two greedy sons are glaring at her with hatred. Watercolor, 16:9, no text.
- The two sons whispering maliciously to each other in a dark corner of the estate. Watercolor, 16:9, no text.
- A young maid secretly pouring red powder into a bowl of herbal medicine in the traditional kitchen. Watercolor, 16:9, no text.
- An older, loyal maid grabbing the young maid's wrist. The ceramic bowl is falling to the floor, shattering and spilling dark liquid and red powder. Watercolor, 16:9, no text.
- The furious young man holding a wooden stick, fiercely banishing his two sons from the grand wooden gates of the estate. Watercolor, 16:9, no text.
8
- The young man and his beautiful wife distributing bowls of warm porridge to poor villagers in front of a charity storehouse (Uichang). Watercolor, 16:9, no text.
- The wife, with a noticeably pregnant belly, smiling lovingly at her husband in the beautiful garden. Watercolor, 16:9, no text.
- The young man holding a newborn baby boy high in the air, laughing with tears of joy. Watercolor, 16:9, no text.
- The two sons, dressed in ragged clothes, kneeling and bowing deeply before the young man in the courtyard. Watercolor, 16:9, no text.
- The young man and his wife, both looking peaceful and deeply in love, sitting together on the wooden porch (daecheongmaru) of their hanok, looking at the distant mountains. Watercolor, 16:9, no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