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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의 밤길, 홀아비의 등불 『한국구비문학』
삼년상을 치른 젊은 과부가 매일 밤 같은 시각 우물가를 지나고, 골목 끝 홀아비는 매일 밤 등불을 밝혀두었다. 과부가 위협을 받는 상황에 처하자 과감하게 돌진하는 홀아비, 이는 해피엔딩을 바라는 과부의 자작극, 알고 속아 넘어가는 홀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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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꺄악! 뉘, 뉘신데 외로운 여인의 앞길을 막아서는 것이오!"
어설프기 짝이 없는 비명소리. 내 집 앞 골목 어귀에서 벌어진 이 싱거운 인질극을 지켜보며, 나는 하마터면 실소를 터뜨릴 뻔했다. 복면을 쓴 두 사내는 마을 저잣거리에서 푼돈을 구걸하던 작자들이 분명했고, 벌벌 떠는 척하는 그녀의 치맛자락은 너무도 가지런했다. 삼년상을 갓 끝낸 이웃집 과부가, 나를 끌어들이기 위해 꾸며낸 앙증맞은 자작극.
'이토록 사랑스러운 거짓말에 속아주지 않는다면, 사내가 아니지.'
나는 속으로 웃음을 삼키며, 세상에서 가장 분노한 사내의 표정을 지은 채 목검을 들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 달빛이 부서지는 우물가, 나를 향해 쓰러지듯 안겨오는 그녀의 몸은 거짓말처럼 뜨거웠다. 기꺼이 속아 넘어간 그 밤, 흔들리는 등불 아래서 우리는 마침내 서로의 지독한 외로움을 허물었다.
※ 1: 골목 끝, 흔들리는 등불
'찌르르르... 찌르르...'
어둠이 끈적하게 내려앉은 늦은 밤. 산자락 아래 고립된 듯 자리 잡은 조용한 마을에는, 수컷 풀벌레들이 암컷을 부르는 애타는 울음소리만이 밤공기를 빈틈없이 채우고 있었다. 나는 뜨겁게 달아오른 마른세수를 한 번 하고는, 습관처럼 사립문을 열고 나가 골목 어귀에 매달려 있는 낡은 등롱에 불을 밝혔다. 호롱불이 심지를 타고 타오르며 짙은 어둠 속에 붉고 노란빛을 농염하게 흩뿌렸다. 아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지 벌써 오 년. 사지 멀쩡하고 피 끓는 사내가 독수공방하며 홀아비로 지내는 세월은, 매일 밤 온몸의 수분이 바싹바싹 타들어 가는 듯한 지독한 고문과도 같았다. 넘쳐나는 수컷의 양기를 주체하지 못해 찬물로 몇 번이나 등목을 해보아도, 밤이 깊어지면 아랫배부터 서서히 차오르는 묵직하고 원초적인 갈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 등불을 밝히는 일은 겉으로는 밤길을 걷는 이웃을 위한 배려였으나, 사실 내 시선과 온 신경은 오직 단 한 사람, 어둠 속에서 나타날 그녀의 실루엣을 핥듯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집에서 골목을 따라 조금만 내려가면, 맑은 물이 솟는 마을 공동 우물이 있었다. 그리고 매일 밤 이자시(밤 11시경)가 될 무렵이면, 어김없이 우물가로 향하는 묘하게 가볍고도 리드미컬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사락... 사락...' 거친 모래땅 위로 은밀하게 끌리는 하얀 소복의 치맛자락 소리. 바로 이웃에 사는 젊은 청상과부였다. 혼례를 올린 지 불과 반년 만에 지아비를 잃고 홀로 시부모의 삼년상을 치르는 여인.
낮에는 뭇사내들의 음흉한 시선이 두려워 문밖 출입을 삼가다가, 모두가 잠든 늦은 밤이 되어서야 물을 길으러 나오는 그녀였다. 나는 마루 끝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얇은 소복 너머로 아스라이 비치는 그녀의 가녀린 어깨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치맛자락 안에서 유려하게 흔들리는 골반의 곡선을 숨죽여 지켜보곤 했다. 여름밤, 후덥지근한 공기에 땀이라도 배어 얇은 흰 천이 그녀의 몸에 척척하게 달라붙는 날이면, 그 아래로 드러나는 둥글고 풍만한 가슴선과 잘록한 허리춤에 내 목구멍에서는 절로 마른침이 꿀꺽 넘어갔다.
'오늘 밤은 바람이 제법 차가운데... 저리 얇은 적삼 하나만 걸치고 나오다니. 저러다 속살이라도 얼면 어쩌려고.'
덜컹거리는 두레박 소리가 깊고 축축한 우물 안에서 공명할 때면, 내 텅 빈 가슴과 하복부에서도 알 수 없는 뜨거운 파문이 거세게 일었다. 우물가에 몸을 숙일 때마다 드러나는 그녀의 하얀 목덜미, 물을 퍼 올리느라 힘이 들어간 매끄러운 팔의 실루엣. 나는 눈을 감고, 그녀가 길어 올린 차가운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는 상상을 했다. 물줄기가 그녀의 붉은 입술을 타고 흘러내려 하얀 목선을 적시고, 얇은 소복의 가슴골 사이로 스며드는 그 아찔한 상상. 그것은 홀아비의 억눌린 정욕이 빚어낸 은밀한 연모이자, 매일 밤 나를 미치게 만드는 달콤한 독약이었다.
물을 다 길었는지 '찰박'거리는 물동이 소리와 함께 그녀의 그림자가 다시 골목을 향해 다가왔다. 내 집 앞 등불 아래를 지날 무렵, 여인의 고개가 살짝 내 쪽을 향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이었지만, 등불 불빛에 반짝이는 젖은 눈동자가 허공에서 잠시 얽혔다. 그녀의 발걸음이 내 집 앞에서 아주 미세하게, 노골적으로 느려진 것을 느꼈을 때, 내 심장은 터질 듯이 요동치며 온몸의 피를 아래로 쏠리게 만들고 있었다.
※ 2: 물긷는 소리와 은밀한 눈맞춤
'바스락...'
어느새 계절이 바뀌어, 밤공기에 제법 끈적하고 후끈한 훈기가 돌기 시작한 늦봄의 밤이었다. 꽃향기가 코끝을 어지럽히던 날, 평소처럼 골목 어귀에 등불을 밝히고 마루에 앉아 그녀의 기척을 기다리던 나는, 저 멀리서 다가오는 실루엣을 보고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매일 밤 어둠 속에서 금욕의 상징처럼 하얗게 떠다니던 그 소복이 아니었다. 짙은 어둠 속에서도 은은하게 색기를 뿜어내는, 연분홍빛의 얇은 명주 치마와 몸의 굴곡을 그대로 드러낼 만큼 딱 맞게 지어진 옥색 저고리였다. 길고 지루했던 삼년상이 마침내 끝이 난 것이다.
그녀의 발걸음 소리도 이전과는 묘하게 달랐다. 무겁고 조심스럽게 바닥을 끌던 소리가 아니라, 마치 밤마실을 나선 기생처럼, 혹은 사내의 마음을 흔들려는 요호(妖狐)처럼 사뿐거리고 살랑거리는 소리였다. 봄바람이 불 때마다 얇은 연분홍 치맛자락이 그녀의 다리에 착 달라붙어 길고 매끈한 하체의 윤곽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물동이를 이고 내 집 앞을 지날 때, 여인은 더 이상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오히려 밝게 타오르는 등불 아래서 걸음을 완전히 멈추고는, 담장 너머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나를 향해 젖어 드는 듯한 끈적한 시선을 훅 던져왔다.
"매일 밤... 이리 외로운 골목에 붉은 등불을 밝혀주셔서 참으로 고맙습니다. 어르신의 그 불빛 덕분에, 이년의 춥고 어두웠던 속이 몹시도 따뜻했습니다."
풀벌레 소리조차 숨을 죽인 야릇한 정적 속에서, 여인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온 목소리는 마치 꿀이 뚝뚝 떨어지듯 달콤하고 눅눅했다. 오 년 만에 여인에게 듣는 첫인사가 그저 평범한 감사가 아니라, 사내의 은밀한 곳을 지그시 찌르고 들어오는 묘한 도발로 들린 것은 순전히 내 음흉한 착각이었을까. 나는 목끝까지 차오르는 후끈한 열기를 애써 억누르며, 아랫배에 잔뜩 힘을 주고 어설프게 헛기침을 했다.
"크흠, 험... 칠흑 같은 어둠에 혹여 고운 발이라도 헛디뎌 상처가 나실까, 그저 사내 된 도리로 켜둔 것일 뿐이오. 삼년상을 다 치르셨다 들었는데... 옷태가 참으로 고우십니다."
나도 모르게 내뱉어버린 노골적인 칭찬에, 여인의 붉은 입술이 매끄러운 호선을 그리며 말려 올라갔다.
"고운 옷을 입으면 무얼 합니까. 보아주는 이가 밤의 어둠뿐인걸요. 허나... 이제는 이 좁고 우물가 말고, 제 진가를 알아주는 사내의 곁처럼, 조금 더 환하고 뜨거운 곳으로 걸음을 옮겨보고 싶기도 합니다."
그녀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환하고 뜨거운 곳'이라는 단어가, 내 귓바퀴를 뜨겁게 핥고 지나갔다. 이것은 명백한 유혹이었다. 그녀는 물을 긷기 위해 몸을 숙일 때도, 평소보다 훨씬 더 과장되게 허리를 굽혀 가슴골이 훤히 들여다보일 듯 아슬아슬한 자태를 연출했다. 두레박을 끄는 척하며 뒤로 뻗은 골반의 둥근 곡선이 나를 향해 요염하게 흔들렸다. 바람결에 실려 온 짙은 동백기름 향기와, 살짝 상기된 그녀의 뺨에서 피어오르는 달큰한 살내음이 내 콧속으로 밀려 들어왔다. 그 노골적인 자태에 터질 듯이 단단해진 내 아래쪽을 무명바지 속으로 애써 감추며, 나는 그녀의 연분홍 치맛자락이 어둠 속으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짐승 같은 거친 숨을 내몰아쉬었다.
※ 3: 달밤의 어설픈 자작극
그 요망한 눈맞춤이 있은 지 며칠 뒤, 먹구름이 달빛을 완전히 집어삼켜 뻗은 손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유난히 사위가 어둡던 밤이었다. 나는 평소보다 더 정성스럽게 등불의 심지를 돋우고, 몸에 밴 땀 냄새를 씻어낸 뒤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마루에 앉아 그녀의 기척을 기다렸다. 이윽고 사락거리는 치맛자락 소리와 함께, 짙은 난초 향기를 풍기며 그녀가 우물가에 도착하는 실루엣이 보였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골목 어두운 구석에서 두 개의 수상한 그림자가 그녀를 향해 스멀스멀, 천박한 웃음소리를 흘리며 다가가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저 미친 새끼들이,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나는 순간 눈이 뒤집혀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맹수처럼 벌떡 일어났다. 당장 뛰쳐나가 저놈들의 팔다리를 분질러버리려던 찰나, 우물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와 행동들에 내 발걸음이 거짓말처럼 딱 멈춰 섰다.
"어이쿠, 이 달밝은 밤에 어여쁜 과부댁이 어딜 그리 엉덩이를 살랑거리며 쏘다니시나? 밤이 외로우면 우리랑 같이 오붓하고 끈적하게 놀다 가시지!"
"꺄, 꺄아악! 뉘, 뉘신데 이 외롭고 연약한 여인의 앞길을 막아서는 것이오! 당장 그 더러운 손을 치우지 못하겠소!"
팽팽하게 당겨졌던 긴장감이 '툭' 하고 끊어지며, 내 꽉 깨문 입술 사이로 어이없는 실소가 터져 나왔다. 어둠 속이었지만 나는 단번에 상황을 파악했다. 불량배를 자처한 두 놈의 목소리는, 매일 저잣거리 평상에 자빠져 탁주나 구걸해 먹던 동네 하급 건달 칠성이와 만득이가 분명했다. 게다가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는 과부의 목소리는 너무도 작위적이었고, 무엇보다 그녀의 행동이 기가 막혔다. 도망을 치거나 바닥에 주저앉기는커녕, 제 몸의 가장 예쁜 굴곡이 드러나도록 가슴을 활짝 펴고 치맛자락을 우아하게 틀어쥐고 서 있는 것이 아닌가!
'하아... 이 미치도록 발칙하고 사랑스러운 여인을 어찌할꼬.'
불량배 역을 맡은 두 놈은 과부의 옥양목 옷깃 하나 건드리지 못하고, 그저 우물가 주변을 빙빙 돌며 허공에 대고 삿대질만 해대고 있었다. 어제 낮에 과부가 칠성이 놈을 뒷골목으로 불러내 엽전 꾸러미를 쥐여주며 속닥거리는 것을 스치듯 보았는데, 그게 바로 나를 낚기 위해 던진 이 앙증맞은 미끼였던 모양이다.
"이, 이대로 가다간 이 가녀린 목숨과 정조가 위태롭소! 뉘, 뉘 없소! 사람 살려요! 저 골목 끝에 붉은 등불 켜둔 댁! 거기 듬직한 홀아비 어르신! 당장 나와서 이 여인 좀 살려주시오!!"
급기야 내 신분과 사는 곳, 체격까지 콕 집어 부르는 그 절박하고도 노골적인 교성에 나는 더 이상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명분을 만들어 달라고 그토록 속으로 바랐거늘, 그녀는 내게 아예 영웅 행세를 하며 자신을 덮칠 수 있는 완벽한 멍석을 깔아준 것이다. 외로운 사내의 가슴에 불을 지르다 못해, 이토록 요망한 자작극까지 꾸며 스스로 내 아가리 속으로 걸어 들어오는 여인을, 어찌 뼈 한 마디까지 씹어 삼키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이토록 농염한 거짓말에 속아주지 않는다면, 사내가 아니라 고자지. 네년이 판 함정, 내 기꺼이 빠져줄 테니 오늘 밤 네년의 그 하얀 속살이 어떻게 발가벗겨지는지 기대하거라.'
나는 입가에 짙은 수컷의 미소를 띠며, 마당 한구석에 세워져 있던 굵직하고 단단한 참나무 다듬잇방망이를 덥석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세상에서 가장 분노에 찬, 하지만 묘하게 흥분된 사자후를 토해내며 골목을 향해 굶주린 짐승처럼 튕겨 나갔다.
"네 이놈들!! 감히 한밤중에 어딜 함부로 그 더러운 주둥이를 놀리느냐! 썩 물러가지 못할까!!"
※ 4: 기꺼이 속아 넘어가는 사내
내 우렁찬 사자후가 밤공기를 쩌렁쩌렁 울리며 골목을 휩쓸자, 칠성이와 만득이 두 놈은 약속이나 한 듯 "히, 히익! 살려주쇼! 장군님!"이라는 경악스러운 발연기를 펼치며 어둠 속으로 쏜살같이 달아나 버렸다. 쫓아갈 시늉이라도 할까 하다가, 나는 방망이를 바닥에 거칠게 툭 던져버리고 우물가 곁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서 있는 그녀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괜찮으시오?! 그 잡놈들이 그대의 귀한 옥체에 흠집이라도 낸 것은 아니오?!"
나는 걱정으로 사색이 된 의로운 사내의 표정을 연기하며, 겁에 질려 파들파들 떠는 척을 하고 있는 여인의 얇은 어깨와 허리를 단단한 두 팔로 덥석 감싸 안았다. 순간, 얇은 저고리 너머로 느껴지는 그녀의 몸은 방금 전의 연극이 무색하게, 불덩이처럼 뜨겁게 달아올라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공포 때문이 아니라, 오 년 만에 처음으로 외간 사내의 탄탄한 근육과 뜨거운 체온이 제 몸에 밀착되었기 때문에 일어난, 암컷으로서의 생리적인 반응이리라.
"흐흑... 어르신... 무서웠습니다. 어르신이 아니었으면 정말 끔찍한 일을 당할 뻔했습니다."
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린 척하며, 내 널찍하고 단단한 가슴팍으로 스르르 무너지듯 온몸을 밀착해왔다. 그 과정에서 그녀의 풍만하고 부드러운 가슴이 내 단단한 흉근에 찌부러지듯 마찰했고, 나는 터져 나오는 신음을 억누르느라 이를 꽉 깨물어야 했다. 고개를 숙인 그녀의 뺨이 내 심장 부근을 비비적거렸고, 흩날리는 머리칼에서 풍기는 짙은 동백기름 향기와 후끈한 살내음이 내 이성을 사정없이 폭격했다. 내 손아귀에 잡힌 그녀의 한 줌 허리는 당장이라도 부러질 듯 가냘팠지만, 그 아래로 이어지는 골반은 내 꼿꼿해진 하복부를 자극하기에 충분할 만큼 농염했다.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으실 테니, 밤길이 위험하여 이대로 보낼 수는 없소. 내 댁까지 안전하게 안아다 모셔다드리겠소."
"아, 안 됩니다! 시부모님 산소가 있는 뒷산 쪽에서 그놈들이 제집을 노리고 또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제 두 다리가 이리도 후들거려 혼자서는 도저히 그 넓은 집에... 도저히..."
그녀는 여전히 내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숨을 헐떡이며 교태 섞인 목소리로 말끝을 흐렸다. 하얀 손가락으로는 내 무명 저고리 자락을 꽉 틀어쥐고, 허벅지는 내 다리 사이를 교묘하게 스치고 있었다. 자신의 텅 빈 집으로 가면 위험하니, 사내인 나를 자신의 방으로 끌어들이거나 내 방으로 자신을 데려가 달라는 명백하고도 맹렬한 유혹의 신호였다. 이 발칙한 과부의 앙증맞은 자태에, 나는 더 이상 이성을 부여잡고 점잖은 선비 흉내를 낼 인내심이 바닥나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 골목 끝, 제 누추한 방으로 가십시다. 따뜻한 아랫목에서 놀란 속과... 차가워진 몸을 뜨겁게 달래고 가시지요."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의 허리를 감은 팔에 힘을 꽉 주어, 내 몸 쪽으로 완전히 밀착시켜 부축했다. "아읏..." 하는 짧고 달콤한 콧소리와 함께 그녀의 풍만한 체중과 온기가 내 몸에 온전히 실렸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걸음을 옮겼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그녀의 허벅지와 내 단단한 허벅지가 끈적하게 스치고 마찰하며, 참을 수 없는 찌릿함을 만들어냈다.
골목 끝에서 우리를 부르듯 붉게 흔들리고 있는 내 집의 등불. 그 불빛을 향해 걸어가는 동안, 나를 완벽하게 속여 넘겼다는 앙큼한 성취감에 흥분한 그녀의 가빠진 숨소리와, 그 모든 걸 알면서도 기꺼이 속아주며 오늘 밤 그녀의 모든 것을 발가벗겨 취하려는 내 굶주린 심장 박동 소리가 고요한 밤거리에 은밀하고도 음탕하게 엉켜 들고 있었다. 오늘 밤, 저 등불이 꺼지면 이 여인은 살아서 내 방을 나가지 못할 것이다.
※ 5: 좁은 방, 깊어지는 숨결
'끼이익... 탁.'
오랜 세월 외간 여인의 발길이 단 한 번도 닿지 않았던 낡은 사립문이 닫히고, 빗장이 굳게 걸리는 소리가 오늘따라 묘하게 묵직하고도 음탕하게 귓가를 때렸다. 마당을 가로질러 좁은 사랑방으로 들어서는 내내, 내 단단한 팔에 안긴 그녀의 몸은 마치 불을 품은 화로처럼 후끈거렸고,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내 허벅지에 스치는 그녀의 둥근 골반은 내 이성을 한 꺼풀씩 잔인하게 벗겨내고 있었다.
어둠이 짙게 깔린 방 안, 창호지를 뚫고 들어온 희미한 달빛만이 두 남녀의 거친 윤곽을 아슬아슬하게 비추고 있었다. 나는 방 한가운데 놓인 화로에 마른장작을 쑤셔 넣고 훅훅 입김을 불어 불씨를 단숨에 살려냈다. '타닥, 타닥.' 장작이 붉게 타들어 가며 내는 건조한 파열음이, 마치 터지기 일보 직전인 내 심장 박동 소리처럼 방 안의 숨 막히는 정적을 아찔하게 채우기 시작했다.
"사내 혼자 지내는 누추한 방이라 밤공기가 제법 찹니다. 이리 화로 곁으로 바싹 다가앉으시오."
나는 짐짓 목소리를 내리깔아 평온한 척을 했지만, 내 목구멍은 이미 바싹 말라 갈라져 있었다. 방구석에 개켜져 있던 내 두꺼운 무명 두루마기를 집어 든 나는, 여전히 널브러지듯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그녀의 등 뒤로 다가갔다. 한쪽 무릎을 세우고 앉아, 얇은 옥양목 저고리 너머로 훤히 비치는 그녀의 가녀린 어깨 위로 내 두루마기를 덮어주었다. 사내의 짙은 땀 냄새와 흙냄새가 밴 크고 투박한 옷자락이 그녀의 몸을 푹 감싸자, 그녀의 둥근 어깨가 짜릿한 전율을 참지 못한 듯 한 번 크게 움찔거리며 파르르 떨렸다.
"고... 고맙습니다, 어르신..."
그녀가 붉게 달아오른 고개를 살짝 들어 올리며 어깨 너머로 내 눈을 얽어왔다. 화로의 붉고 끈적한 불빛이 그녀의 하얀 뺨을 요염하게 물들여, 평소 우물가에서 보던 그 단아하고 처연했던 과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농염하게 흐드러진 암꽃의 향기를 맹렬하게 뿜어내고 있었다. 그녀의 촉촉하게 젖은 두 눈동자 속에는 여전히 '겁에 질려 피신 온 연약한 여인'을 연기하려는 발칙한 기색이 남아있었지만, 동시에 그 얇은 가면 뒤로 억눌러왔던 여자로서의 지독한 갈망과 흥분이 붉은 불꽃처럼 일렁거리고 있었다.
나는 차를 끓인다는 핑계로 다구(茶具)를 만지작거렸지만, 내 온 신경과 감각은 내 등 뒤에 앉아 무명 두루마기 깃을 움켜쥐고 있는 그녀의 밭은 숨소리와, 미세하게 달싹이는 붉은 입술에 온통 쏠려 있었다. 두 사람의 훅훅거리는 숨결과 체온이 뒤섞이자 좁은 방 안의 공기는 순식간에 끈적하게 데워졌고, 당장이라도 서로의 살을 뜯어먹을 듯한 아찔하고도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길에 그리 파렴치한 놈들이 도사리고 있을 줄이야... 헌데, 어찌하여 매일 밤 그토록 위험한 시각에 홀로 물을 길으러 나오셨던 게요. 이웃으로서 몹시도 가슴이 철렁했소."
내가 물을 끓이며 등도 돌리지 않은 채, 짐짓 무심한 척 허공에 툭 던진 노골적인 미끼였다. 그 질문에 등 뒤에서 치맛자락이 스치던 바스락 소리가 뚝 하고 멎었다.
"...미치도록 외로웠기 때문입니다."
숨 막히는 침묵 끝에 여인의 붉은 입술을 뚫고 흘러나온 목소리는, 방금 전 우물가에서의 그 작위적인 교성이 아니었다. 뼈에 사무치도록 외롭고 굶주렸던 암컷의 깊고 노골적인 본능을 토해내는 진심이었다.
"해가 떠 있을 때는 동네 사람들의 그 음흉하고 따가운 시선에 숨죽여 송장처럼 지내야 했고... 밤이 되어 홀로 남겨지면, 그 텅 빈 커다란 안방의 지독한 적막이, 채워지지 않는 서러움이 제 목을 졸라 숨통을 끊어놓을 것만 같았습니다. 미칠 듯이 숨이 막혀 무작정 밖으로 나오면 온통 새까만 어둠뿐이었는데... 저 골목 끝에 밤마다 켜져 있는 어르신의 붉은 등불 하나가, 마치... 제 헐벗은 몸을 기다려주는 뜨거운 사내의 품 같아서..."
그녀의 처절하고도 관능적인 고백에, 뜨거운 다기를 쥐고 있던 내 두 손이 허공에서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그녀는 내 붉은 등불에 발정 난 나방처럼 이끌려 매일 밤 치맛자락을 끌었고, 나는 그녀의 엉덩이가 흔들리는 실루엣과 물소리에 의지해 수년간 쌓인 사내의 지독한 양기를 가까스로 달래왔다. 우리는 이미 서로의 냄새와 눈빛만으로도 발정기를 맞은 짐승처럼 서로를 집어삼키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끓어오르는 찻물을 미련 없이 바닥에 내려놓고, 천천히, 짐승이 사냥감을 노리듯 묵직하게 몸을 돌려 그녀를 정면으로 마주 보았다.
"그래서... 그 저잣거리의 덜떨어진 양아치 놈들에게 귀한 엽전 꾸러미까지 쥐여주면서, 기어이 이 외로운 홀아비 사내의 좁은 방구석으로, 내 펄펄 끓는 품 안으로 뛰어들고 싶었던 것이오?"
※ 6: 등불을 끄고
내 노골적이고 직설적인 쐐기에, 여인의 두 눈이 튀어나올 듯 동그랗게 커졌다. 앙증맞은 입술이 파르르 떨리며 그녀의 하얀 목덜미부터 귓바퀴까지 순식간에 터질 듯한 붉은빛으로 달아올랐다. 애써 꾸며낸 그 귀여운 자작극이 내게 모조리 들통났다는 뼈저린 수치심에, 그녀는 짐짓 "앗...!" 하는 짧은 교성을 지르며 두 손으로 화끈거리는 얼굴을 가린 채 쥐구멍이라도 찾으려는 듯 무명 두루마기 속으로 몸을 둥글게 웅크렸다.
"아... 아셨습니까... 저의 이 발칙하고, 천박하고 요망한 짓거리를... 흐흑, 어, 어르신, 저는 그저..."
눈물마저 그렁그렁하게 고인 채로 젖은 목소리를 짜내며 다급하게 변명을 늘어놓으려는 그녀. 그 얄밉도록 사랑스럽고 농염한 어깨를, 나는 단단하고 거친 두 손으로 단숨에 틀어쥐었다. 그리고는 어설프게 제 얼굴을 가리고 있던 그녀의 두 손목을 부드럽지만 절대 빠져나갈 수 없는 강한 악력으로 짓눌러 무릎 아래로 확 끌어내렸다. 눈물이 맺혀 더욱 반짝이는 그녀의 젖은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리며 내 굶주린 시선과 끈적하게 얽혀 들었다.
"요망하고 천박하다니요. 내 오 년을 홀로 독수공방하며 썩어 문드러지는 동안, 이토록 내 아랫도리를 미치게 만들고 가슴을 뛰게 한 완벽한 춘화(春畫) 같은 연극은 내 평생 처음 보았소. 당신이 그 앙큼하고 야한 연극을 꾸며 내게 안기지 않았더라면, 내 오늘 밤 이 방구석에서 짐승처럼 당신의 속옷을 벗겨낼 명분조차 찾지 못해 평생을 속앓이만 하다 말라 죽었을 것이오."
내 낮고 짐승 같은 거친 고백에, 파들거리던 그녀의 붉은 입술이 서서히 벌어지며 달콤한 숨을 토해냈다. 젖은 눈동자에 서려 있던 수치심은 온데간데없이 증발하고, 그 자리에 나를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듯한 암컷의 지독한 안도감과 걷잡을 수 없는 정욕이 시뻘겋게 차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뺨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과 눈물을 굳은살 박인 엄지손가락으로 진득하게 쓸어내렸다. 그녀의 피부는 당장이라도 화상을 입을 듯 미치도록 뜨겁고 부드러웠다.
"이제, 그 요망한 연극의 진짜 끈적한 결말을, 내 몸으로 직접 확인시켜 줄 참이오."
나는 더 이상 그 알량한 선비 흉내 따위는 집어치우기로 했다. 한 손으로 그녀의 가녀린 뒤통수를 으스러져라 감싸 안으며, 반쯤 벌어진 그녀의 붉고 촉촉한 입술을 향해 굶주린 늑대처럼 망설임 없이 돌진했다.
"읍...! 흐읍... 하아..."
그녀의 짧은 비명이 내 입술 안으로 먹혀 들어가는 소리와 함께, 우리의 입술이 거칠고 탐욕스럽게 충돌했다. 처음에는 놀란 듯 바짝 굳어있던 그녀의 입술이 이내 기다렸다는 듯 요염하게 열리고, 내 뜨겁고 거친 혀를 기꺼이 제 입안 깊숙이 얽어 매며 미친 듯이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질척이는 타액이 얽히는 소리가 조용한 방 안을 외설스럽게 채웠다.
화로의 타오르는 불꽃이 벽면에 짐승처럼 엉겨 붙은 두 남녀의 거대한 그림자를 춤추듯 비추었다. 내 굵고 투박한 손가락이 그녀의 목덜미를 쓸어내리다 그녀의 풍만한 둔부를 꽉 움켜쥐자, 그녀의 입술 사이로 야릇하고 달콤한 교성이 틈새 없이 터져 나왔다. "하아앗... 읏... 서방님..." 그녀의 두 팔이 내 넓고 단단한 등을 생명줄이라도 되는 양 꽉 끌어안으며, 자신의 부드러운 가슴을 내 흉근에 짓이기듯 더욱 깊이 밀착해왔다.
나는 그녀의 입술을 탐하는 것을 멈추지 않은 채, 거친 손을 뻗어 단정하게 매여 있던 옥양목 저고리의 고름을 단 한 번에 '스르륵' 거칠게 뜯어내듯 풀어헤쳤다. 하얀 가슴 가리개마저 훌렁 벗겨지자, 짙은 살내음과 땀에 젖은 동백 향이 좁은 방 안을 폭발하듯 채우며 내 남은 이성을 완전히 끊어놓았다. 불빛 아래 적나라하게 드러난, 터질 듯 둥글고 눈부시게 하얀 두 가슴 위로 내 탐욕스러운 입술이 파묻힐 때마다, 그녀의 허리는 활시위처럼 팽팽하게 휘어지며 참을 수 없는 쾌락의 교성을 내질렀다.
"아아... 아으읏... 오늘 밤은... 서방님의 저 붉은 등불이, 제 속에서 영영 꺼지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그녀가 내 단단한 어깨를 손톱으로 긁어 내리며 짐승처럼 헐떡이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는 비릿한 수컷의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까만 머리카락을 똬리 틀어 고정하고 있던 옥비녀를 거칠게 뽑아내어 방바닥으로 던져버렸다. '챙그랑-!' 칠흑같이 길고 풍성한 머리칼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며 그녀의 벌거벗은 하얀 등을 야하게 덮어 내렸다.
"내 양기가 다 말라비틀어질 때까지, 오늘 밤 네년의 그 앙큼한 속을 밤새도록 헤집어 줄 테니 똑똑히 맛보거라."
방 밖에서 흔들리던 등불이 밤바람에 일렁이며 창호지 위로 붉은 빛을 흩뿌렸다. 그 밤, 홀아비의 좁은 사랑방에서는 오 년의 세월 동안 억눌러왔던 사내의 지독한 갈증과, 젊은 과부의 굶주렸던 은밀한 정욕이 불꽃처럼 튀어 오르며, 밤이 새도록 끈적하고 질펀한 살의 마찰음과 숨넘어가는 교성을 멈추지 않고 뿜어냈다. 서로를 완벽하게 속이고, 완벽하게 발가벗긴 채 기꺼이 삼켜진 세상에서 가장 지독하고 농염한 해피엔딩의 밤이었다.
※ 7: 매일 밤, 두 개의 그림자
'짹짹, 찌저귀는 새소리...'
눈이 멀어버릴 듯 눈부신 아침 햇살이 창호지를 뚫고 방 안으로 적나라하게 쏟아져 들어왔다. 나는 무거운 눈꺼풀을 간신히 들어 올리며, 내 단단한 품 안에서 빈틈없이 밀착되어 느껴지는 작고 후끈한 나신의 온기에 무의식적으로 팔에 꽉 힘을 주었다. 내 구릿빛의 탄탄한 가슴팍을 베개 삼아, 마치 세상의 모든 쾌락을 다 맛본 고양이처럼 나른하게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그녀.
땀에 젖어 얼굴에 아무렇게나 들러붙은 머리칼 사이로 보이는 발그레하게 상기된 뺨과, 내 거친 입술에 부딪혀 잔뜩 부어오른 붉은 입술. 그리고 이불 밖으로 무방비하게 드러난 그녀의 눈부시게 하얀 목덜미와 봉긋한 가슴골에 시뻘겋게 피어난 수많은 멍 자국과 잇자국들이, 어젯밤 우리가 얼마나 짐승처럼 서로의 살을 물고 빨며 격렬한 정사를 치렀는지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었다. 내 아랫도리는 그녀의 맨살이 스칠 때마다 아침부터 또다시 뻐근하게 조여오고 있었다.
나는 내 품에 파묻혀 잠든 그녀가 깰까 봐 숨소리조차 죽인 채, 거친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에 붙은 젖은 머리칼을 조심스레 넘겨주었다. 수년 동안 아침에 눈을 뜨면 내 아랫도리를 감싸는 것은 서늘한 방 안의 냉기와 미칠 듯한 독수공방의 적막뿐이었다. 그러나 오늘 아침 내 코끝을 찌르는 공기는 완벽하게 달랐다. 짐승처럼 얽혔던 살내음과 짙은 땀 냄새, 비릿하고 농밀한 정사의 흔적, 그리고 내 심장과 맞닿아 콩닥콩닥 뛰는 이 요망한 여인의 박동 소리. 이 모든 것이 미치도록 짜릿하고 황홀해서, 나는 헛웃음을 흘리며 천장을 응시했다.
이윽고 내 허리를 감고 있던 그녀의 매끄러운 맨다리가 작게 꼬물거리더니, 긴 속눈썹을 파르르 떨며 그녀가 서서히 눈을 떴다. 눈을 뜨자마자 내 강렬한 수컷의 시선과 얽힌 그녀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제 몸에 새겨진 어젯밤의 붉은 흔적들을 내려다보고는 "힉!" 하는 짧은 비명과 함께 얼굴을 붉히며 이불 속으로 제 몸을 돌돌 말아 숨겨버렸다.
"어젯밤에는 내 위로 올라타 허리를 그토록 음탕하게 돌려대더니... 날이 밝으니 웬 숫처녀 행세란 말이오."
이불 뭉치를 꽉 끌어안은 채 꼼지락거리는 그녀의 귀여운 짓거리에, 나는 참지 못하고 짓궂은 웃음을 터뜨리며 이불 채로 그녀를 내 몸 위로 확 끌어올렸다.
"아, 아아앗! 서방님, 제발 놀리지 마십시오! 그건... 어, 어젯밤엔 달빛에 홀려 제가 잠시 미쳤던 것이지... 이리 훤한 대낮에 맨몸을 마주하니 몹시도 쥐구멍에 숨고 싶사옵니다."
내 배 위에서 버둥거리며 '서방님'이라 부르는 그 앙증맞고 요염한 목소리에 내 이성은 다시 한번 툭 하고 끊어져 버렸다.
"이불 속에서 쥐구멍을 찾을 게 아니라, 내 아랫도리에서 다시 한번 어젯밤의 그 뜨거운 구멍을 열어볼 참인데 어떠하오?"
"꺄아악! 짐승! 서방님은 금수이십니다!"
그녀의 비명을 가볍게 무시하고 나는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 그녀의 부드러운 살결을 다시 한번 집어삼켰다. 우리는 서로의 지독한 굶주림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더 이상 양반의 체면이나 마을 사람들의 눈치 따위를 보며 빙빙 에둘러 갈 시간조차 아까웠다.
그날 아침 이후, 우리 집 골목 끝에 켜지던 외로운 등불은 더 이상 밤새 홀로 바깥바람을 맞지 않게 되었다. 그녀가 으리으리한 제 본가를 미련 없이 버리고, 봇짐 하나만 달랑 든 채 내 좁은 사내의 방으로 아예 거처를 옮겼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은 홀아비와 콧대 높던 젊은 과부가 눈이 맞아 대낮부터 방문을 걸어 잠그고 짐승처럼 붙어먹는다며 손가락질하고 수군대었지만, 우리는 그딴 헛소리 따위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낮에는 함께 땀 흘려 밭을 일구고, 밤이 되면 좁은 방의 문고리를 걸어 잠근 채 미친 듯이 서로의 육체를 탐닉하고 살을 섞었다.
가끔 밤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달 밝은 밤이면, 우리는 손을 맞잡고 옛 추억의 그 우물가로 산책을 나가곤 한다. 예전에는 핏대 선 아랫배를 부여잡고 어둠 속에서 몰래 훔쳐보기만 했던 그녀의 요염한 엉덩이를, 이제는 내 손으로 마음껏 움켜쥐며 걷는다. 길에서 불량배 연기를 했던 칠성이와 만득이 놈을 만나면, 우리는 괜스레 의미심장한 웃음을 터뜨리며 그놈들의 손에 술값을 두둑이 쥐여주곤 한다.
내 메마른 사내의 삶을 붉게 타오르게 해주었던 조그만 등불 하나. 그것은 단순한 골목의 불빛이 아니라, 몸이 달아오른 두 남녀가 서로의 숨통을 트기 위해 미친 듯이 서로를 끌어당겼던 가장 관능적인 욕망의 신호탄이었다. 매일 밤, 방문 너머로 비치는 낡은 등불 아래, 짐승처럼 하나로 뒤엉킨 두 개의 진한 그림자가 끈적하게 흔들리며, 이 고요한 마을에 세상에서 가장 야하고도 완벽한 사랑 이야기를 거친 숨소리로 속삭이고 있다. 영원히 깨고 싶지 않은, 참으로 달콤하고 질펀한 밤이다.
유튜브 엔딩멘트
해피엔딩을 쟁취하기 위해 발칙하고도 요망한 자작극을 꾸민 과부와, 그 속내를 훤히 꿰뚫어 보면서도 기꺼이 덫에 걸려들어 짐승 같은 직진남이 되어준 홀아비의 후끈한 밤 이야기, 재미있게 들으셨나요? 억눌렸던 외로움이 뜨거운 열정으로 폭발하는 두 사람의 은밀한 로맨스가 마치 한 편의 진한 영화를 본 듯 아찔한 여운을 남깁니다. 오늘 밤, 이 농염한 이야기와 함께 짜릿하고 달콤한 꿈꾸시길 바랍니다. 구독과 좋아요는 다음 드라마를 만드는 데 펄펄 끓는 힘이 됩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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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ighly romantic and deeply sensual scene of a rugged Joseon man and a beautiful woman in an intimate, tight embrace inside a dimly lit traditional Korean room at night, the woman looking up with wet, passionate eyes, warm red lantern light casting deep shadows, colored ink wash painting style, 16:9, no text
씬1
- A quiet traditional Korean village street at night, a single glowing red lantern hanging at the end of the alley,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A rugged Joseon man in plain hanbok sitting in the dark on a wooden porch, intense and longing gaze,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topknot, 16:9, no text
- A distant silhouette of a woman in thin white mourning hanbok walking gracefully towards a well under the moonlight,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Close up of the warm, flickering flame of a traditional Korean lantern,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The man looking from the shadows, mesmerized by the woman's beautiful figure near the well,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씬2
- A beautiful woman in a tight-fitting light pink and jade green hanbok walking seductively near the well, night time,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chignon, 16:9, no text
- The man standing up in surprise, his eyes wide as he looks at her beautiful silhouette,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topknot, 16:9, no text
- The woman pausing under the glowing lantern, casting a bold and alluring glance towards the man in the dark,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chignon, 16:9, no text
- A highly tense and romantic eye contact between the rugged man and the seductive woman,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The woman's silk hanbok skirt fluttering in the night breeze as she walks away gracefully, leaving a lingering atmosphere,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씬3
- The woman standing by the dark well, two clumsy men with cloth masks approaching her,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The woman holding her hanbok, pushing her chest out gracefully, pretending to scream but looking calm and pretty,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The man watching from afar in the dark, covering his mouth to hide a smirk, realizing it's a fake act,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topknot, 16:9, no text
- The two fake thugs gesturing wildly without touching her, exaggerated and funny poses,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The man grabbing a thick wooden stick, a predatory and excited smile on his face,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topknot, 16:9, no text
씬4
- The man rushing out into the alley shouting loudly like an angry hero,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topknot, 16:9, no text
- The two fake thugs running away in comical panic into the dark night,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The woman collapsing intentionally into the man's broad chest, looking up at him with a helpless expression,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The man holding her tightly by her slender waist, pulling her close against his muscular body, romantic tension,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The couple walking very closely together, the man's arm around her waist, heading towards the red lantern light,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씬5
- Inside a small, dark traditional Korean room, warm red light from a brazier, the man placing a heavy coat over the woman's bare shoulders,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Close up of red-hot glowing firewood in the brazier, sensual atmosphere,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The woman sitting on the floor, looking up at the man over her shoulder with flushed cheeks and wet, desiring eyes,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chignon, 16:9, no text
- The man gripping a teacup tightly, his intense and hungry gaze fixed on the woman's neck,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topknot, 16:9, no text
- The heavy romantic tension in the small room, warm shadows dancing on the paper walls,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씬6
- The man grabbing the woman's wrists and pulling her close, looking deep into her eyes with intense passion,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The man and woman sharing a deep, passionate kiss in the dim, red-lit room,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The man's hands roughly untying the ribbon of her hanbok, revealing her white skin, erotic and romantic mood,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The woman's long black hair cascading down her bare back as the hairpin falls, sensual atmosphere,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Two dark, intimate shadows intertwined passionately against the glowing paper sliding door,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씬7
- Bright morning sunlight shining beautifully through the paper door into the room,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The woman sleeping peacefully with her head on the man's bare, muscular chest, red marks visible on her shoulder,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The man looking down at her with a highly affectionate and playful smile, moving her hair,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topknot, 16:9, no text
- The woman hiding her blushing face under the white blanket, while the man tries to pull it away playfully,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
- The couple holding hands tightly and walking under the bright moonlight, looking at each other with deep love, watercolor painting, Joseon era, 16:9, no text